이른바 '빅5'(5대 대형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자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강조한 정부는 전체 수련병원에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하고 현장 점검에 나섰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국민 생명,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철저히 대응해달라"며 사실상 의료 개혁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가 정면대응 기조를 확실히 하면서 양측의 '강대강' 대치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빅5 병원에서 1000명이 넘는 전공의가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빅5 전공의 대표와 논의한 결과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한 뒤, 20일 오전 6시를 기해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수련병원 221곳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는 1만3000여명으로, 이중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 2745명의 전공의가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전체 612명 중 600여명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수련병원에서도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도에선 분당서울대병원 소속 전공의 110여명, 아주대병원 전공의 13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인천에서는 인하대병원이 100명, 가천대길병원 71명, 인천성모병원 60명 등이 사직 의사를 표했다.
전남대병원에서 224명, 조선대병원에서는 10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대전성모병원 47명, 대전을지대병원 42명 사직을 표하는 등 전국에서 전공의 수천명들의 사직 의사를 밝혔다.
반면 정부는 의료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른 강경 대응 입장을 견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97개 공공병원 평일 진료시간 확대, 12개 국군병원 응급실의 민간 개방과 만성·경증 환자들을 위해 집단행동 기간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하는 방안 등을 발표했다. 상황 악화 시 공보의와 군의관을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정부 부처도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해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교육부는 의과대학을 둔 40개 대학 총장과 긴급회의를 열고 학사관리를 엄정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대생들의 단체행동 분위기가 확산되거나 이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각별히 신경써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의대 총장과 긴급회의를 열고 "정부와 대학이 함께 힘을 모아 학생들이 잘못된 선택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의협 집행부 2명에 대해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관한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앞서 복지부는 최근 의협이 집단행동 등 조짐을 보이자 집단행동 및 교사 금지명령을 내린 바 있다. 복지부는 이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의료법에 부여된 명령 위반으로 결론이 나면 면허정지 처분을 내리게 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김학재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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