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63.01%로 해외 대비 2배 이상
전년과 비교하면 70.53%↑
전년과 비교하면 70.53%↑
20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국내 52개 운용사의 국내펀드 평균 매매회전율은 263.01%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시점(192.48%)과 비교해 70.53%포인트나 높다.
이 기간 해외펀드 수치는 119.59%에서 112.93%로 낮아졌다. 국내펀드 매매회전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펀드 매매회전율은 거래금액을 운용자산으로 나눈 것이다. 높을수록 펀드의 단기투자 성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해당 지표가 263%라면 운용자금 100억원짜리 펀드가 1년간 263억원어치 자산을 손바꿈했다는 뜻이다. 그만큼 편입 자산을 자주 사고판 셈이다.
해당 수치는 빠르게 증가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만큼 일반 공모펀드들이 더욱 빠르게 종목을 갈아 끼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TF는 추종 지수 편입종목이나 그 비율이 바뀌지 않는 이상 자산 매매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패시브보다 액티브 상품을 주로 굴리는 운용사들의 매매회전율이 높았다. 시장 성장을 넘어서는 초과수익을 목표로 운용하는 만큼 자산 매매를 더 적극적으로 단행하기 때문이다.
국내펀드의 경우 알파자산운용이 4176.99%로 가장 높았다. 브레인자산운용(723.73%), 타임폴리오자산운용(691.65%), DS자산운용(572.07%)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해외 펀드 간의 매매회전율 격차는 기본적으로 각 시장의 구조적 차이에서 기인한다. 대표적으로 미국증시는 주도주가 짧은 시간 안에 바뀌지 않는다. 빅테크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면면이 오랜 기간 거의 바뀌지 않았고, 주가 흔들림도 크지 않다.
반면, 국내는 특정 이슈에 따라 시총 상위 명단이 교체된다. 2차전지 등에 따른 테마 장세도 주기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그때마다 따라가지 않을 수 없기도 하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국내 증시는 꾸준히 우상향하는 종목들이 이끄는 선진국과 달리, 테마 종목들이 시장 체질을 바꿔 ‘바이앤홀드(매수 후 보유)’ 전략을 구사하기 어렵다”며 “삼성전자 같은 대표주도 박스권에 갇히다 보니 매매를 일부 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매매회전율 상승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이 같은 시장 대응에 따른 결과다. 하지만 시장 방향성을 분산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잦은 매매는 수수료, 환헤지 비용, 거래세 등을 키워 결국 투자자에 비용을 전가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규제가 없을뿐만 아니라 기관 고객들도 대개 성과만 잘 나오면 굳이 매매회전율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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