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은 이강인이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과글에 "힘내자"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후 손흥민이 올린 글에는 "최고"라고 댓글 달며 격려했다.
기성용 역시 대표팀 시절 최강희 감독과 내분을 겪은 바 있어 해당 댓글은 더욱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기성용은 2013년 자신의 SNS에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최강희 감독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비공개 계정이었지만 이후 관련 기사가 쏟아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기성용은 사과문과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했고 한동안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다.
앞서 이강인은 이날 오전 SNS를 통해 2차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라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또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다"라며 "대표팀의 다른 선배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 사과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고 약속드렸다"라고 했다.
그는 축구 팬들에게도 다시 한번 사과했다. 이강인은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 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며 "앞으로 축구 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다"라고 전했다.
이후 손흥민도 SNS에 이강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강인이가 잘못된 행동은 다시 하지 않도록 모든 선수가 대표팀 선배로 또 주장으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라고 했다.
아울러 손흥민은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 봉합으로 한국 축구도 한시름 덜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을 이끌어갈 차기 감독을 선임하는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전날 새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꾸리고 총 11명의 위원을 선임해 사령탑을 물색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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