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개미에게 배당금 더 많이…'소액주주 우선' 나선 기업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1 18:38

수정 2024.02.22 08:35

교보증권·교촌에프엔비 등 14곳
최대주주 지분율 높은 기업 많아
균등배당땐 주주가치 제고 희석
개미에게 배당금 더 많이…'소액주주 우선' 나선 기업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힘입어 상장사들이 주주친화정책 중 하나로 차등배당에 나서고 있다. 대주주보다 소액주주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회사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결산배당 공시를 낸 12월 결산법인(20일 기준) 가운데 차등배당을 결정한 곳은 교보증권, 교촌에프앤비, HPSP 등 총 14곳이다. 아직 결산 배당 공시를 내지 않은 상장사들이 남은 것을 감안하면 차등배당을 결의하는 상장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차등배당은 대주주가 본인의 배당금 전부 또는 일부를 포기해 기타 소액주주에게 양도하는 방식이다.
차등배당 목적부터 최대주주 대비 소액주주가 받는 주당 배당금,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 포함 여부 등 차등배당을 실시하는 대상도 각기 다르다. 통상 대주주보다 소액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준다는 점에서 주주친화적 정책으로 꼽힌다.

올해 첫 차등배당에 나선 상장사는 파세코, 새빗켐, 교촌에프앤비, 시알홀딩스, 한국알콜 등 5곳이다. 모두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 발표 이후 차등배당을 공시했다.

교촌에프앤비와 시알홀딩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81.9%, 115.9% 상승하면서 첫 차등배당을 결정했다. 반면, 에어컨업체인 파세코, 2차전지 리사이클링 업체 새빗켐은 지난해 판매 부진, 시세 하락으로 영업익이 감소했지만 차등배당으로 주주환원에 나섰다.

올해까지 3년 이상 차등배당을 매년 결정해온 상장사는 정상제이엘에스, 교보증권, 세아베스틸지주 등이다.

교보증권은 2020년 순이익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을 계기로 차등배당한 뒤 매년 차등배당에 나서고 있다. 올해 결산 주당 배당금은 소액주주 250원, 대주주는 무배당이다. 교육업체 정상제이엘에스도 2013년부터 차등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배당금은 400원, 일반주주는 530원으로 고정됐다. 세아베스틸지주도 3년 연속 차등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는 일반주주 1200원, 최대주주는 10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일반주주에 지급된 주당 배당금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은 5.2%다.

차등배당을 시행하는 상장사 중에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50%를 웃도는 곳이 많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이 획일적 배당을 할 경우 배당 확대에 따른 과실을 대주주가 가장 많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실제 교보증권의 최대주주 교보생명보험의 지분율(특수관계인 포함)은 84.7%에 달한다.
에이스침대와 교촌에프앤비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각각 79.5%, 69.4%에 이른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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