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운 혐의를 받는 중국과 인도 등지의 기업들에 대한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이다.
이번 제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13번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중국 기업 3곳과 인도 기업 1곳, 그리고 스리랑카, 튀르키예, 태국, 세르비아, 카자흐스탄 기업들을 제재했다.
기업과 개인 등을 포함해 제재대상이 모두 200곳에 이른다. 다만 산업핵심 부문에 대한 제재는 예상과 달리 없었다.
제재대상 기업들은 러시아가 무기나 기타 우크라이나 전쟁 물자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장비, 전자제품, 반도체 등을 공급한 혐의다. 이들은 EU와 거래가 제한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전쟁기계들 품질을 낮춰야 한다"면서 "크렘린에 대한 압박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가 드론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것도 이번 제재 목표라고 밝혔다.
EU가 중국, 인도 등의 기업 제재에 나선 것은 러시아가 제3국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는 것을 훼방놓으려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는 과거 중국과 마찰을 우려해 독일 등이 반대해 결정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결단을 내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면 중국과 마찰을 빚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간 교역을 차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러시아가 경제 제재 속에서도 계속해서 드론, 미사일, 전차, 기타 무기들을 대량 생산하면서 우크라이나가 고전하자 추가 전비 지원에 부담을 느낀 유럽이 결국 중국과 갈등을 각오하고 제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집행위는 또 지난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숨진 푸틴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와 관련한 사건 책임자들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 반체제 구심점인 나발니 사망이 사실상 타살이라고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제재하고 있다.
영국은 나발니가 숨진 교도소 관리자 6명을 제재했다.
한편 EU 집행위의 이번 제재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제재 개인, 기업들은 약 2000곳으로 늘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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