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의대 증원·의사 집단행동을 주제로 열린 TV토론회에서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료계 인사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비판하는 취지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의사 측 인사로 나온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지역의사제에서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서 의무근무 시키면 근로 의욕도 떨어질 것이고, 그 의사한테 진료받고 싶겠나”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 있다고 해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 사람을 뽑아서, 의무근무도 시키고 (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국민들이 최상의 진료를 받고 싶은데, 정부가 ‘양’(의대 증원)으로 때우려 한다”고 비판하는 취지다.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면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은 의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료의 질이라는 것은 좋은 교육, 좋은 실습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에 대한 분명한 생각들이 정립돼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박민수 차관은 또 “‘반에서 20~30등’이라는 표현은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이런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며 “지역인재전형 비중 확대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얘기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입시업계의 설명을 종합하자면 정부 발표대로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더라도 반에서 ‘20~30등 하는 학생’은 의대에 가기 어렵다.
지난해 기준 전국 고등학교의 수는 2379개인데, 전교 3등까지를 다 합해도 7000명을 넘는다. 의대 정원을 정부 발표대로 5058명까지 늘려도, 전교 3등까지는 해야 의대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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