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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영화 ‘파묘’가 흥행하면서 등장 인물 '이름'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개봉 첫날 33만명을 동원하며 ‘서울의 봄’과 '곡성'의 오프닝 스코어를 뛰어넘는 이 영화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파묘’는 땅을 찾는 풍수사, 원혼을 달래는 무당, 예를 갖추는 장의사, 경문을 외는 무당까지, 일명 ‘묘벤져스’로 불리는 과학과 미신의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미국에 사는 한 재미교포 집안에서 현지 대형병원에서도 어린 자식의 기이한 병을 고칠 수 없자, 무속의 힘을 빌리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파묘'는 오컬트 장르를 꾸준히 만들어온 감독의 명성에 걸맞게 처음부터 묘를 판 관에서 이상한 것이 나오기 까지 음산하고 불길한 기운을 내뿜으며 관객의 오감을 집중시킨다.
이러한 맥락에서 극중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독립운동가의 이름과 일치하면서 한 네티즌은 “알고보니 항일영화”라는 감상평을 내놨다. 또다른 네티즌도 "항일퇴마영화"라고 부연했다.
먼저 최민식이 맡은 풍수사의 이름은 상덕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던 김상덕(1892~1956)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서 친일파 청산에 앞장섰다. 1990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 받았다.
유해진이 맡은 장의사의 이름은 영근. 고영근(1853~1923)은 대한제국의 군인이자, 개화파 정치인이었다. 그는 명성황후 암살 사건에 가담한 조선인 출신 제3대대장 우범선을 암살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고은이 맡은 무당 화림 역시 독립운동가 이화림과 연결된다. 이화림(1905~1999)은 1919년 14세의 나이로 3·1 운동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조선의용군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다. 한인 애국단에 들어가 이봉창, 윤봉길 등과 활동했다.
극중 김고은의 제자이자 이도현이 연기한 무당 캐릭터 이름은 봉길. 윤봉길(1908~1932)은 25세의 짧은 생을 조국광복에 바친 홍커우공원 투탄의거 독립운동가다.
조연으로 출연한 김선영이 맡은 무당 이름은 광심. 오광심(1910~1976)은 광복군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며, 김지안이 맡은 자혜는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의 부인 박자혜(1895~1943) 이름과 연결된다.
극중 보국사는 나라를 지키는 절을 뜻한다. 보국사를 창건한 스님의 법명은 원봉이다. 김원봉(1898~1958)은 일제강점기 의열단장을 역임했다.
한편 장재현 감독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외세에 당한 역사와 그 잔재가 곪아 지금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며 “그걸 '파묘' 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우리 과거의 아픈 상처와 두려움 같은 걸 뽑아버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주인공들 작명 비하인드와 관련해선 “노코멘트” 입장이라고 영화 관계자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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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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