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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비율 줄인다" 당국 지침에 은행들, 주담대 대출금리 줄인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4 07:00

수정 2024.02.25 12:31

KB·신한 이어 우리은행도 주담대 금리 인상
정부 가계부채비율 관리 방침에 발 맞추기
비대면 대환대출 금리인하 경쟁은 이어질 전망
지난해 6월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22일 휴대폰 화면의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화면 모습. 2024.01.22. 사진=뉴시스
지난 1월 22일 휴대폰 화면의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화면 모습. 2024.01.22.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은행 가계대출잔액이 11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줄줄이 높이고 있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으로 부채 관리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금리를 상향 조정하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에 대해서는 대체로 금리를 유지하며 대출 환승족(族) 모시기에 나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은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일 대면으로 가입 신청을 받는 주담대 변동·혼합형 금리를 0.23%p 상향 조정했다. 2월 셋째 주 KB국민은행 주담대 변동 금리(신규코픽스)는 연 4.12~5.52%다. 금융채 5년물을 준거로 하는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연 3.75~5.15%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19일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를 올렸다. 주택금융공사(HF) 보증을 받는 대면 방식 전세대출 금리를 0.05%p 상향 조정했다. 주담대는 준거 금리에 따라 대면 방식 대출 금리를 0.15%~0.2%p 높였다.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와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올렸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또한 오는 28일부터 대면 방식으로 가입 신청을 받는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만기가 15년 이상인 아파트론·부동산론 등 주담대 금리를 0.1~0.3%p 인상한다. 우리전세론 또한 0.1~0.3%p 금리가 인상된다. 비대면 방식의 우리WON주택대출 금리 역시 0.1~0.2%p, 우리WON전세대출 및 우리스마트전세론도 0.1~0.3%p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대출 금리 인상 계획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년째 동결이지만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선 건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발 맞춰가기 위해서다.

정부가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는 걸 목표로 잡은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늘고 있다. 지난 1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잔액은 109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한 달 새 3조4000억원 늘어 전달(3조1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1월말 신생아특례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 신청이 시작되면서 시차를 두고 주담대 잔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주담대 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지만,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한 '환승족 유치전'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대환대출 갈아타기 전용 상품의 대출 금리는 조정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비대면 대환대출 상품들은 은행 본부가 조정할 수 있는 가산금리를 오히려 인하하거나,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은 대환대출 갈아타기 주담대, 전세대출에 대해서도 지난 19일 0.05~0.2%p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명목 경제성장률을 넘지 않도록 해서 임기 말까지 가계부채비율을 GDP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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