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 BOX 1
아세안 5개국 대상 국내 수출, 중간재가 대부분
미국 소비, 중국 산업생산에 따라 수출 좌우
한은 “중간재 고도화하고 소비재 수출도 늘려야”
아세안 5개국 대상 국내 수출, 중간재가 대부분
미국 소비, 중국 산업생산에 따라 수출 좌우
한은 “중간재 고도화하고 소비재 수출도 늘려야”
■국외 생산 거점 아세안5...“수출 비중, 중간재 높고 소비재 낮아”
이같이 우리 교역에서의 중요성이 커진 아세안 5개국은 글로벌 공급망 구조에서 주로 한·중·일 등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 후 미국·EU 등 선진국으로 최종재를 수출하거나 중국 등 인접 국가로 다시 중간재를 수출하는 생산공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對)아세안5 수출은 현지 생산공정에 투입되는 중간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소비재 비중은 아직 매우 낮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이고 석유제품·화공품 등 여타 중간재 비중도 60% 이상의 높은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식품, 의복 등 최종재는 5%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중간재 위주의 수출구조가 우리 기업들의 투자가 현지시장 진출(horizontal FDI) 목적보다는 생산비용 우위에 기반한 수직적 생산분업(vertical FDI)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 아세안 5개국을 대상으로 한 직접투자에서 제조업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중간재 위주의 수출구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對)아세안5 수출, 미국 소비-중국 생산에 좌우
실제로 미국의 소비지출 또는 중국의 산업생산과 우리나라의 아세안 5개국 수출은 해당 국가들 내 생산을 통해 연결돼 상관관계가 높고 미국 소비와의 연계성이 과거보다 크게 강화됐다. 한은이 국내 아세안 5 수출과 미국 소비지출·중국 산업생산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부터 2015년에는 미국 소비 지출이 0.15, 중국 산업생산이 0.81로 집계됐으나 2016년부터 지난해는 각각 0.51, 0.54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산업연관표를 통한 분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아세안5 중간재 수출 중 약 절반은 아세안 5국가들의 소비와 투자로 인해 유발된 생산(직접경로)에 사용됐다. 나머지 절반은 아세안5 역외 국가들의 소비와 투자에 의해 유발되어 아세안5 지역에서 생산공정을 거쳐 수출(간접경로)됐는데, 역외 국가들 중에서는 미국(11%)과 중국(9%)으로 귀착된 비중이 높았다.
■한은 “중간재 고도화하고 소비재 수출도 증대해야”
아울러 중간재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등 소비재 부문에서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과 일본 기업들은 자동차·배터리(전기차) 공장 착공 등을 통해 현지생산 및 역내판매 증대를 추진하는 한편, 스마트폰 공장 준공(OPPO, 인도네시아), 차량용반도체 공장 건설(SONY, 태국) 등 아세안 지역의 풍부한 소비시장을 겨냥한 투자도 늘려나가고 있다.
이에 한은은 국내 기업이 그간 중국시장을 생산기지로 삼아 중간재 중심의 대(對)중국 수출구조를 성공적으로 활용해 온 반면, 내수시장 안착에는 어려움을 겪은 것을 경험 삼아 아세안5 수출 성장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중 수출은 지난 2010년대부터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고 내수중심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구조적 제약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상태다.
한은은 “앞으로 대(對)아세안 수출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산기지로서의 활용 측면에서 우리 주력 중간재의 질적 고도화에 힘써야 한다”며 “아세안의 인구 및 소비시장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여 양질의 소비재 수출 증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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