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부터 ‘100% 국민경선’
‘친문’ 이성윤 갑자기 이름 올려
‘특정후보 몰아주기’ 뒷말 술렁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북 전주 을 선거구가 시끄럽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통하는 전북에서 거의 유일하게 본선거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친문’ 이성윤 갑자기 이름 올려
‘특정후보 몰아주기’ 뒷말 술렁
현역인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과 과거 지역구 의원을 지낸 정운천 국민의힘 국회의원, 오래도록 지역의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이 공천할 후보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 민주당에서는 경선을 앞두고 여러 후보가 난립하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당 지역 민주당 1차 경선은 오는 3월 4~6일 치러지고, 1위 후보가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2차 결선투표는 3월 6~7일로 예고됐다.
■혼란스러운 민주당 '속사정 있나'
민주당 전주 을 선거구 경선은 5인으로 치러진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1차 경선 후보 5인 중 한 명이었던 김윤태 우석대 교수가 출마를 포기하면서 청년 몫으로 고종윤 변호사를 포함시켰다.
이에 고종윤 변호사, 양경숙 의원, 이덕춘 변호사, 이성윤 전 검사장, 최형재 민주당정책위 부의장 등 5명이 경선을 치른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 방식 결정 과정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오래도록 선거운동을 해온 다른 후보들과 달리 갑자기 경선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성윤 전 검사장과 김윤태 교수를 두고서다.
이성윤 전 검사장은 검찰 출신임에도 윤석열 정부를 향해 '검찰정권 타도'를 외치며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인물이다. '친문 검사'라는 평가도 받아 왔다. 이에 지역에서는 전주 을에 전략공천설이 꾸준히 나돌았다. 지난 1월 9일에는 전주교대에서 북콘서트를 가지며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이 전 검사장은 오는 27일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권리당원 투표를 제외한 100% 국민경선으로 방식이 결정되자 민주당이 특정인을 위해 판을 깔아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또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활동을 벌이며 친이재명계로 불리는 김윤태 교수가 1차 경선 후보에 갑자기 이름을 올린 뒤 곧장 불출마 뜻을 밝혀 민주당 내부가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지역정가 한 인사는 "오래도록 지역에서 활동한 후보가 많은데 특정 인사를 위한 경선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라며 "특히 전주 을은 국민의힘이나 진보당 등과 본게임을 치러야 하는 곳이다. 민주당 내부 갈등을 부추기는 결정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공천도 안심할 수 없어
전주 을 선거구는 민주당 공천장만으로 당선을 확신할 수 없는 지역이다.
현재도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현역으로 버티고 있다.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며 공석이 된 자리를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꿰찼다. 선거 당시 민주당은 해당 선거구를 사고지역으로 분류하고 후보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활동한 인사들이 무소속으로 나서 박빙의 승부 끝에 승리했다.
최근 후보 난립과 정치 지형 변화에 해당 선거구에서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강성희 의원의 "전주 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낸다면 누구든지 환영한다. 야권단일화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비례)도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전주 을 지역구 의원으로 당당히 국회에 들어섰다. 19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재수를 통해 당선된 것이다. 당시 정 의원은 여야 의원이 지역에 같이 있어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쌍발통 협치'를 내세워 전북에서 유일하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외에도 선거관리위원회에 10명이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있어 지역 선거구 판세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kang123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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