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단기 주가부양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며 멀리 보는 투자를 주문했다.
밸류업 테마로 급등했던 보험주의 낙폭이 컸다. 한화손해보험 -5.15%, 롯데손해보험 -5.09%, 흥국화재 -4.48%의 하락세를 나타냈고, 현대해상도 3.88% 떨어졌다.
지주사도 약세를 지속했다. 두산이 5.53% 내린 것을 비롯해 DL 3.50%, LS 2.7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대상홀딩스우, 티와이홀딩 우, 한화우, 아모레G우 등 우선주들도 2~3%의 약세를 보이면서 밸류업 실망에 따른 충격이 이어졌다.
이들과 달리, 오는 29일 배당기준일을 맞는 금융주는 배당을 노린 매수세 속에 혼조세가 나타났다.
실망 매물과 차익실현이 잇따르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 김대욱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측면에서 충격이 발생했다"면서 "오는 5월 2차 세미나, 6월 가이드라인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의 주가는 소강 상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5월 2차 세미나 전후로 저PBR 종목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기간 조정이 완료되면 정부가 요구했던 투자지표들에 대한 관심 증가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며 "밸류업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계획 중이고, 기관이 이를 벤치마크로 삼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함으로써 연기금의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중장기 수급 방향에서 중요한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이어진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시행 주체가 한국거래소인 만큼 세제안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당국이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 실망감과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는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의 단계적 확대와 기업·자본시장의 노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연결된다"면서 "계획된 이벤트를 고려했을 때 비중 축소보다는 중장기적 관심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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