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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금액지수, 6년 1개월래 최대폭 상승”...교역조건, 8개월 연속 개선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8 12:00

수정 2024.02.28 12:00

한국은행,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발표
순상품교역지수 87.24...“8개월 연속 증가”
수입가격 4.2% 하락하는 동안 수출가격 1.2%↓
반도체 수출금액지수, 6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파이낸셜뉴스]우리나라 교역조건이 8개월째 개선됐다. 수출과 수입 가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수입 가격이 광산품 수입 가격의 약세로 더 크게 떨어진 결과다. 국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수출물량지수가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크게 늘고 수출금액지수도 6년 1개월 만에 최대폭 늘어나는 등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소득교역조건지수, 2015년 9윌 이후 최대치
순상품 및 소득 교역조건지수 등락률. 한국은행 제공.
순상품 및 소득 교역조건지수 등락률. 한국은행 제공.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른 87.24을 기록했다. 순상품교역지수는 2021년 3월 이후 27개월 만인 지난해 6월(85.39)에 상승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수치다. 순상품교역지수가 개선됐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해외에 물건을 팔아서 사 올 수 있는 물건의 양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세를 이어간 것은 수입가격 내림세가 수출가격 하락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교역조건지수는 통관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지난달 천연가스 등 광산품(-14.8%) 수입 가격의 약세가 지속돼 수입가격이 4.2% 내린 반면, 수출가격은 반도체 수출 가격이 상승전환 돼 수출 가격의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1.2% 떨어지는 데 그쳤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109.99)는 수출물량지수(17.1%)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3.1%)가 모두 올라 전년 동월 대비 20.8% 상승했다. 이는 2015년 9월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7개월 만인 지난해 6월(108.44) 상승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지난해 1월에 반도체 가격, 물량이 떨어진 부분이 있어서 이에 대한 기저 효과가 반영됐고 소득교역조건 중에서 가격과 관련해서는 천연가스가 하락하고 반도체가 상승했던 요인들이 같이 작용하면서 소비 교육조건 지수가 8년 4개월 만에 최대치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금액, 6년 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수출입물량지수 등락률. 한국은행 제공.
수출입물량지수 등락률. 한국은행 제공.
지난 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7.1%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운송장비(18.3%) 등이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26.9%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지난해 11월(15.3%), 12월(16.1%)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15.7% 상승해 넉 달째 오르고 있다. 농림수산품(-1.7%)이 하락했으나 운송장비(21.4), 기계 및 장비(16.3%)이 늘어난 가운데 수출물량지수와 마찬가지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0.6%)가 급증한 결과다. 달러 기준 수출가격이 1.2% 하락하면서 수출금액지수 상승률이 물량지수보다 낮아졌다.

국내 수출을 견인 중인 반도체의 경우 수출물량지수는 지난달 351.92로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하면서 9개월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 2020년 2월(51.2%) 이후 최대다. 수출금액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55.5% 상승한 190.25로 집계돼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2월(67.3%) 이후 6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수입물량지수는 3.9% 하락하며 7개월 연속 줄었다. 석탄 및 석유제품(15.4%), 기계 및 장비(8.4%) 등이 증가하였으나 광산품(-7.4%), 화학제품(-10.1%) 등이 감소한 결과다. 달러 기준 수입금액지수는 7.9% 급락하며 11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석탄 및 석유제품(14.4%), 기계 및 장비(5.3%) 등이 증가하였으나 광산품(-14.8%), 화학제품(-15.9%)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달러 기준 수입가격이 4.2% 하락해 수입물량지수보다 수입금액지수 하락폭이 더 커졌다.


유 팀장은 “석탄 및 석유제품 수입은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원료인 나프타 등의 수입 물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같이 상승했다”며 “최근 원유 가격이 조금 증가했으나 그런 부분들이 아직까지 같이 반영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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