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재고 요청"… 설훈은 탈당
커지는 민주당 공천 내홍
커지는 민주당 공천 내홍
40여년 당을 지킨 '동교동계' 설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날선 비판을 던지며 탈당했고, 전날 컷오프 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당 지도부에 재고를 요청하는 등 당내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 대표는 "변화에는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5명의 현역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을 전략공천지로 지정해 줄 것을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 요청했다. 이에 △홍영표 의원(4선)의 인천 부평을 △안민석 의원(5선)의 경기 오산 △이장섭 의원(초선)의 충북 청주 서원구 △변재일 의원(5선)의 충북 청주 청원구 △기동민 의원의 서울 성북을 △현역 의원이 없는 경기 용인갑이 전략공천지가 됐다.
임 위원장은 기 의원은 금품수수 의혹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컷오프를 확정했으며, 기 의원을 제외한 4명은 전략공관위에서 전략 경선을 실시할 수 있다고 '부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새로운 후보가 전략공천 되거나 제한 경선을 치르게 돼 사실상 컷오프 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의 컷오프는 '올드보이 청산'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비명 죽이기' 흐름 속에서 친명계인 안 의원이 희생양이 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 의원은 "친명이라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며 반발, 경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공천 파동에 따른 추가 탈당도 이어지는 등 공천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설훈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특히 설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 사실을 밝히며 공천 과정에 이 대표가 개입하는 등 사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 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전날 컷오프 된 친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국회를 찾아 "왜 이렇게까지 하는 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며 서울 중·성동갑에 대한 전략공천지 의결을 재고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내 공천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친문계와 친명계간 갈등에 대해 "변화해야 새로운 시대를 만들 수 있다"면서 "우리는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이고 국민들의 기대치에 맞게 단합해서 이번 선거의 의미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임 전 비서실장과 홍영표 의원이 당의 최종 결정에 따라 거취를 정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날린 만큼 추가적인 연쇄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실제 탈당할 경우 이 대표의 언급과는 달리 공천 내홍에 쓴소리를 하며 당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고민정 전 최고위원에 이어 당내 친문계의 집단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여전사 3인방'으로 불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언주 전 의원에 대한 공천도 계파 갈등의 뇌관으로 꼽히는 만큼 '심리적 분당'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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