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스포츠카 로드스터를 내년에는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예정보다 5년 늦은 출시다.
테슬라에 가장 시급한 것은 저가 보급형 모델2라는 지적 속에서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되는 고급 스포츠카 개발도 병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로드스터, 내년 출시
머스크는 2월 28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일련의 글을 통해 로드스터 생산 계획이 마침내 자리를 잡았음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가 자신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도움을 받아 로드스터 디자인 설계를 마쳤다면서 올해 말에는 시제품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5km)에 도달하는 시간이 1초도 안 걸린다면서 이같은 성능은 "그나마 가장 덜 흥미로운 기능"이라고 뽐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을 뜻하는 이른바 '제로백'이 1초도 안 걸리는 고성능 모터가 장착되지만 이 정도는 전반적인 이 차의 성능에서는 내세울 것이 못 될 정도로 차가 엄청난 기능들을 장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머스크는 "오늘밤 우리는 신형 테슬라 로드스터의 디자인 목표를 혁명적으로 끌어올렸다"면서 "이런 자동차는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심지어 자동차라고 부를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로드스터는 실제로는 테슬라가 만든 최초의 전기차다. 2008년에 출시됐다.
그러나 여러 문제점들로 인해 단종됐고, 머스크는 신형 로드스터를 내놓겠다고 밝혀왔다.
비야디 위협
테슬라는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계속해서 추월당하면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회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판매대수 기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자리를 비야디에 내줬다.
중국시장에서 테슬라를 압도한 비야디는 이제 테슬라 앞마당까지 노리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멕시코에 전기차 공장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 무역협정에 따라 멕시코에서 만드는 전기차는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 지금은 중국 전기차 미국 수출 길이 막혀있다.
비야디는 자사 전기차 기술이 '싸구려'가 아니라는 점도 입증했다.
26일 대당 23만3000달러(약 3억원)짜리 고급 전기스포츠카 U9를 공개했다. 비야디는 양왕이라는 브랜드로 고급 전기스포츠카 시장에 진출해 이탈리아 스포츠카 페라리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외관이 람보르기니를 닮은 U9는 올 중반 출시된다.
로드스터는 어떤 차
테슬라가 가장 먼저 시장에 내놓은 전기차 로드스터는 스포츠카 로터스를 개량한 것으로 한 번 충전에 약 39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다. 가격은 대당 10만달러가 넘었다.
2010년 테슬라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당시 테슬라가 판매하는 유일한 차종이었다.
이후 테슬라는 전기세단 모델S와 전기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내놨고, 2017년에는 가격을 대폭 낮춘 모델3를 출시하며 전기차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머스크는 모델3를 출시하던 당시 로드스터 개량형을 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고속도 시속 250마일(약 402km)짜리로 2020년에 대당 20만달러(약 2억6700만원)에 내놓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2021년 공급망 차질을 이유로 계획을 연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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