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서 애 낳고 도망간 불법체류자..대신 백일상 차려준 간호사들 [따뜻했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1 05:02

수정 2024.03.01 10:16

부산 일신기독병원 '1.2㎏ 칠삭둥이'의 사연
부산 일신기독병원 의료진이 열어준 100일상 / 연합뉴스
부산 일신기독병원 의료진이 열어준 100일상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부모로부터 버려져 한국에 혼자 남은 아기를 위해 병원에서 백일상을 차려주는 등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연이 전해졌다.

병원비 벌어오겠다던 엄마, 아빠는 자국으로 출국

지난달 28일 부산 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4일 부산 동구 일신기독병원에서 1.2㎏의 칠삭둥이가 태어났다. 신장을 하나만 가지고 태어난 아기는 젖병조차 제대로 빨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약해 중환자실에 내내 누워있었다.

동구 관계자에 따르면 아기는 한 달 사이 몸무게가 200g밖에 늘지 않는 등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고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도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엄마는 병원비를 벌어오겠다며 퇴원했다가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이후 남편과 함께 자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 안고 일한 간호사들.. 한복 입히고 백일잔치

외딴 나라에서 홀로 남겨진 아기를 위해, 지자체와 병원, 복지기관은 두 팔 벗고 나섰다.

먼저 동구는 법원에 피해 아동 보호명령을 신청했다. 아기가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끔 하는 법적 조처다.

현재 아기를 돌보고 있는 일신기독병원 간호사들은 자주 우는 아이를 한 손에 안고 다른 진료를 볼 정도로 정성껏 보살폈다. 최근에는 아기에게 한복을 입히고 떡과 음식으로 구성한 백일상도 차려줬다.

동구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비는 UN 아동 권리협약에 따라 유기 아동이 의료급여 1종 수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대부분 면제됐다.

아기는 다음 달 4일부터 남구에 있는 소화영아재활원으로 전원 된다.
이곳에서 대학병원에 다니며 남은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병원에 있는 간호사들이 부모를 자처하면서 아기를 성심성의껏 돌봐줬다"라며 "현재 아기 엄마를 찾고 있는데, 아기가 가족 품으로 돌아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