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부터 의대 정원이 2000명 확대되면서 2025학년도 입시에서는 N수생이 역대급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입학 문턱이 낮아질 것을 노리고 입시에 재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질 거라는 분석이다.
다만 재도전을 한다고 해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수능에서는 경험 많은 재수생이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지만, 성적을 올리는 것도 만만치는 않기 때문이다. 입시업계에선 재수생 2명 중 1명은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갈수록 늘어가는 N수생 비율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응시자 가운데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 수험생의 비율은 35.3%(17만 7942명)로 2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수능 응시자 3명 중 1명이 N수생 등이었던 셈이다.
N수생 응시 비율은 2020학년도 수능(28.2%)부터 크게 증가해 2023학년도(31.1%)에는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경우에는 이른바 '킬러문항' 배제로 수능 난이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입시계를 자극했다. 올해는 지난해 못지않게 큰 변수인 의대 증원이 입시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또한 지난해 예상 밖의 '불수능'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이 올해 대거 N수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킬러문항이 빠진 수능을 겪어본 수험생 입장에선 또다시 대입에 도전하기 좋은 상황"이라며 "대학생 사이에선 1학년 반수생뿐만 아니라 고학년까지 의대에 도전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어차피 취업도 잘 안 되는데 고생하더라도 의대에 가는 게 나을 것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수생 2명 중 1명만 성적 올려"
하지만 대입 재도전도 녹록지는 않다. 통상적으로 N수생들은 수능의 경험이 있고 내신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 수능에서 유리하다고 하지만, 기존보다 높은 점수를 취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시업체 진학사가 자사에 2023학년도 2024학년도 수능 성적을 모두 입력한 N수생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2~4등급 수험생 3만2473명을 분석한 결과, 2023학년도보다 2024학년도 성적이 오른 수험생은 1만5934명(49.1%)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원래 성적이 1등급이던 학생 4230명 중 3386명(80.0%)은 재도전한 2024학년도에서도 동일한 1등급을 유지했다. 2등급대를 기록했던 수험생 8309명 가운데 1등급으로 성적을 올린 수험생은 3313명(39.9%)이었고, 2등급을 유지한 학생은 4076명(49.1%)로 절반에 육박했다. 3등급을 받았던 수험생 1만1736명 중에서도 같은 3등급을 받은 학생이 4915명(41.9%)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최근 의대 증원 이슈와 맞물려 많은 학생들이 수능 재도전을 결심할 것"이라면서도 "N수를 시작할 때는 누구나 다음 수능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례도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입시에 재도전할 경우 성적을 올리기 위해선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성실하고 꾸준히 관리받는 학생들은 재수할 경우 성적이 잘 오르는 편"이라며 "다만 혼자 준비하는 학생들은 성적을 올리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 소장은 "특히 지난해처럼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 멘탈이 약한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렵다"라며 "멘탈은 아무리 교정하려 해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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