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 수 감소와 중국 춘절 악재를 딛고 2월 우리나라 수출이 4.8% 증가하며 5개월 연속 수출플러스를 기록했다. 74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보인 반도체가 무역수지 9개월 연속 흑자를 견인했고,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2022년 9월 이후 17개월 만에 흑자전환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524억1000만 달러, 수입은 13.1% 감소한 481억1000만 달러로 무역수지 42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수출은 지난달 두 자릿수 증가율에 비해선 떨어졌지만, 설 연휴가 올해는 2월에 포함돼 조업일수가 줄었고 중국 춘절(2월 10~17일) 기간 수요감소 등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평균 수출액으로 환산하면 2월 일평균 수출은 25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22억7000만 달러 보다 12.5% 늘었고, 전달 22억8000만 달러에 비해서도 12.2% 높다.
2월 무역수지 호조세는 반도체를 비롯한 ICT 품목의 선전 덕분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는 수출증가율 66.7%를 기록하며 2017년 10월(69.6%) 이후 74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달(1월) 93억7000만 달러에 이어 조업일수가 8일 더 적은 2월 99억 달러를 수출하며 상승세가 뚜렷해 3월 100억 달러 돌파가 기대된다. 반도체 수출은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디스플레이는 13억5000만 달러로 수출액이 20.2% 증가한 것을 비롯해 △일반기계 44억9000만 달러(1.2%↑) △바이오헬스 11억7000만 달러(9.3%↑) △컴퓨터 6억2000만 달러(18.4%↑) △선박 19억8000만 달러(27.7%↑) 등 15대 품목 중 6개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는 설 연휴 휴무와 일부업체 생산라인 정비 등의 영향으로 7.8% 감소한 51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아세안, 일본,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 9대 수출시장 중 5개 권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춘절 영향으로 중국 수출액이 96억5000만 달러로 2.4% 감소한 반면, 미국 수출은 9.0% 증가한 98억 달러를 기록, 우리나라 최대수출국 1·2위 순위가 뒤바뀌었다. 미국 수출은 역대 2월 중 1위 실적으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85억6000만 달러로 1.4%의 증가율을 보인 아세안 수출 역시 5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대중국 전체 수출액은 감소했지만 조업일을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023년 12월 5.6%+ △1월 4.0%+ △2월 4.8%+ 등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란 점이 고무적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 속 국제 원유, 가스, 석탄 가격은 하락 안정화돼 우리나라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가스(48.6%↓), 석탄(17.3%↓) 등 에너지 수입은 21.2% 감소한 12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월에는 설 연휴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한 자릿수로 증가하며 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두 자릿수로 증가하며 우리 수출 우상향 모멘텀이 확고함을 보여주었다"며 "정부도 우리 경제의 삼두마차인 소비, 투자, 수출 중 확실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이 최선두에서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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