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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방문한 전라남도 고흥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단지. 국내 민간단체들이 자체적으로 개발·제작한 1인 기체 ‘오파브’(OPPAV)가 소음 측정을 위해 비행을 시작했다. 일반 헬기보다는 조용했지만, 소음 저감기술을 적용한 엔진을 사용하지 않은 탓에 생각보다는 소리가 잘 들렸다.
실증 단지를 3~4바퀴 돈 기체는 빠르게 수직으로 착륙했다. 오파브가 부지 2만㎡ 이상인 실증 단지 주변을 도는 데 걸린 시간은 10여분에 불과했다. 최성욱 항우연 UAM 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오파브의 평소 시속은 150㎞”라며 “최대 시속은 200㎞"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와 항우연, 민간단체 중심 7개 컨소시엄 등이 함께 그리는 미래 UAM 모습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들은 ‘2025년 UAM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수도권 상공에서 첫 실증 행사를 열 계획이다.
7개 컨소시엄, 46개 민간 단체 "UAM 올인"
3일 국토부에 따르면 2025년 UAM 상용화를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은 △대한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컨소시엄 △유에이미트라(UAMitra) 컨소시엄 △현대자동차-KT 컨소시엄 △K-UAM 드림팀 컨소시엄 △UAM 퓨처팀 컨소시엄 △롯데 컨소시엄 △대우·제주 컨소시엄 등 7개다. 현대차, 대한항공, SKT, 한화시스템 등 컨소시엄 내 포함된 국내 민간 기업 및 단체만 46곳에 이른다.
이번 소음 측정에 투입한 오파브는 항우연과 현대차-KT 컨소시엄이 개발부터 제작까지 수행한 기체다. 일반적인 소음 수준은 130m 상공에서 시속 160㎞ 속도로 운항할 때 기준 61.5가중데시벨(dBA) 정도다. 비슷한 조건에서 일반 헬기 소음이 80~85dBA인 것과 비교하면 오파브 소음은 30% 가량 작다. 가중데시벨은 귀로 느끼는 소리의 크기를 더 잘 나타내기 위해 가중치를 붙인 값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SKT,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등이 포함된 K-UAM 드림팀에서 미국 UAM 기체 제작사 ‘조비’ 기체를 들여와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비는 UAM 기체 제작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는 미국 기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음 측정은 2025년 UAM 상용화를 위해 실시하는 점검시험(DT)의 일환"이라며 "아직 관련 기준 및 규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분석을 위해 최대한 소음 데이터를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730조 시장 열린다..."전세계 상용화 성큼"
이처럼 국내 대기업이 UAM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믿음 때문이다. 정기훈 항우연 K-UAM그랜드챌린지운용국 국장은 “현재 국토부에서는 2040년 글로벌 UAM 시장이 73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최근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시점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2025년까지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서 2029년까지 초기 상용화, 2035년까지 전국 확산, 2035년부터는 이용 보편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최승욱 국토부 UAM정책과장은 “초기 산업 정착 및 활성화를 위해 운영 비용을 확보할 수 있는 다부처 공동 업무협약(MOU)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항공기에 준하는 인증을 통해 검증할 수 있는 최대로 안전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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