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 이념 위반'을 이유로 오픈AI와 샘 올트먼 CEO를 제소한 것은 실상 오픈AI가 잘되는 것을 보고 '배가 아파서' 그런 것이라고 오픈AI가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오픈AI와 올트먼 CEO를 샌프란시스코 법원에 제소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CNBC에 따르면 오픈AI는 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머스크의 제소는 실상 자신이 공동창업한 회사에 남지 않고 떠난데 대한 후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 최고전략가(CSO) 제이슨 권은 내부 메모에서 "머스크의 이번 소송은 자신이 지금 현재 이 회사와 연계되지 못한데 따른 후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 CSO는 "일론(머스크)이 그가 창업을 도왔던 회사를 상대로 이런 행동을 취하는 것을 본다는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특히 그가 아직도 이곳에서 그 과업을 추진하고 있는 여러분 가운데 일부와 긴밀히 협력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 그렇다"고 말했다.
머스크, 테슬라와 합병하려 했다
오픈AI의 권 CSO는 머스크가 오픈AI 초기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그에게 흑심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가 한때 회사 과반 지분을 갖고 자신이 회사를 온전히 통제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폭로했다. 머스크가 이렇게 회사를 장악한 뒤 나중에는 테슬라와 합병하는 것이 그의 계획이었다고 권 CSO는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회사가 됐다는 머스크의 주장도 반박했다.
권 CSO는 오픈AI가 독립된 회사라면서 "인류 보편의 이익을 위한 범용AI(AGI) 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공동창업자
머스크는 2015년 올트먼, 그렉 브록먼과 함께 오픈AI를 공동창업했다.
그러나 오픈AI를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바꾸는 것을 놓고 올트먼과 충돌한 뒤 2018년 공동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머스크가 떠나면서 빈 자리는 MS가 비집고 들어왔다. MS는 2019년 오픈AI에 투자하기 시작해 지금은 130억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49%를 확보했다.
오픈AI, MS 자회사 됐다
머스크는 소장에서 기업가치가 800억달러(약 106조원)에 이르는 오픈AI가 마치 MS 자회사처럼 움직인다면서 인류보편의 이익을 위해 범용AI(AGI)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모기업인 MS의 이익을 위해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픈AI는 2022년 후반 지금의 AI붐을 일으킨 챗GPT-3를 발표하면서 AI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내세운 인류보편의 이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메타플랫폼스가 AI 소스를 공개하는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오픈AI의 AI는 철저한 비밀주의로 가려져 있다.
오픈AI의 최신 생성형 AI인 GPT-4는 아예 별명이 '블랙박스'일 정도다.
GPT-4가 사용한 데이터, AI 모델 구축을 위한 코드 등은 제3자가 확인할 수 없다.
머스크의 지분
머스크 측 변호인단은 머스크가 오픈AI에 상당한 지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가 2016년 오픈AI에 1500만달러 넘게 기여했다면서 "그 어떤 후언자보다 더 많은 돈을 냈다"고 밝혔다. 아울러 머스크가 '최고 인재'들로 팀을 구성할 수 있도로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듬해인 2017년에는 머스크가 오픈AI에 2000만달러 가까이를 지출했다면서 이 역시 그 어떤 후원자보다 많은 후원이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머스크가 2016~2020년 9월까지 오픈AI에 모두 4400만달러 넘게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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