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LH, 택지 팔고 못 받은 돈만 7조 육박… 2년새 3배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3 18:39

수정 2024.03.03 21:11

토지매각대금 연체액 80% 늘어
상업용지 비중 5조2000억 심각
불황에 건설사 상환 여유치않아
채권 발행 2년연속 10조원 전망
LH, 택지 팔고 못 받은 돈만 7조 육박… 2년새 3배 늘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매각대금 연체액이 2년새 3배이상으로 급격히 불어나 7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갚지 못하는 원금이 치솟으면서 LH의 연간 발행 채권 금액도 2년 연속 10조원대에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LH의 토지매각대금 연체금액은 전년대비 79.7% 늘어난 6조9281억원에 달한다. 토지매각대금 연체금액은 건설사들이 공공주택 부지를 매입 후 LH에 지급하지 않은 미납원금에 미납약정이자 및 연체이자를 합친 금액이다. LH의 토지매각대금 연체금액은 2021년 말 2조689억원에서 2022년 말 3조855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연체금액은 2021년 대비 2년새 3.5배나 치솟은 규모다.

공동주택용지 연체금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조7000억원 규모다. 지난 2021년 말 2000억원에서 이듬해 8000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사상 첫 1조원을 넘기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건설경기 불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높아져 사업성이 떨어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금조달이 막혀서다.

LH의 토지매각대금 연체이율이 연 6~8%로 PF금리보다 낮아 연체가 더 낫다는 시각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 공동주택 용지는 중견 건설사들이 확보하고 있어 상환할 자금여력이 녹록지 않은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에 대한 대출이 대부분 막히다 보니 공동주택용지 대금을 제때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방의 경우 공사비가 오르고 사업성이 좋지 않아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지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말 기준 상업·업무시설 등 기타 용지 연체액은 5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2021년 2조4890억원, 2022년 3조55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 이상 뛰어올랐다. 지난해 말 상업·업무시설 등 기타 용지 연체액은 2년 전에 비해서는 두 배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연체금액 중 상업용지가 비중이 높다. 소형 건설사들이 입찰한 경우가 많아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이에 LH는 올해 채권발행 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LH의 신규 채권 발행액은 2021년 6조5733억원, 2022년 3조182억원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10조9507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해 채권발행 규모는 2년 연속 10조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LH 관계자는 "올해 채권 발행 금액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면서 "내부적으로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 등도 고려하면 지난해보다는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사업계획이 확정된 직후 내부적으로 채권발행 규모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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