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권유리가 '돌핀'을 촬영하며 느낀 공감대에 대해 이야기했다.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돌핀'(감독 배두리) 주연 권유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돌핀'은 삶의 낯선 변화를 마주한 모두에게 따뜻한 용기를 북돋아 주는 영화다. 권유리는 극 중 안온한 일상을 지켜내고 싶은 30대 지역 신문기자 나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나영은 지방 소도시를 떠나본 적 없는 인물로, 가족을 돌보는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인물. 권유리는 그간 필모그래피에서 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캐릭터로 한층 더 섬세해진 연기를 선보였다.
이날 인터뷰에서 권유리는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돌핀'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독립영화에 대해 평소에 흥미롭게 느끼고 있었다"며 "소재의 자유, 다양성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독립영화가 신선하다 생각했었는데 '돌핀'이 KAFA 영화이기도 하고 대본을 보니 극성이 강한 영화라기보다 옆에 있을 법한,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의 이야기에 정감이 가더라"며 "나영이로 한번 연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돌핀'의 주연으로 나서는 부담감에 대해서는 "일단 처음에 대본을 받아보고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그런 것에 대해 고민하거나 생각했던 여유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장에서 연기하다 보니 부담감, 무게감을 느낄 여력은 없었다"면서도 "홍보 활동 시작하면서 느껴지더라, 대표로 나서서 얘기해야 할 때가 있다 보니까 '이런 게 주연의 무게감일까'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스코어 이런 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없다"며 "어차피 제 손을 떠났다 생각하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자신의 얼굴이 크게 나온 포스터를 본 느낌에 대해서는 "당황스러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권유리는 나영 캐릭터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했던 고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제 삶의 방식들이 늘 표현하는 것에 집중돼 있었던 것 같다"며 "음악을 3분이란 무대 안에서 극적으로 표현해야 하고 늘 표현을 많이 하는 것들에 집중해서 살아왔는데 너무 정반대에 있는 캐릭터더라, 내재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응축시켜 표현하는 나영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께 '제 호흡에 실린 게 맞나' '이 정도 강도로 얘기한 게 저는 해소되지 않았는데 해소된 게 맞나요'라고 끊임없이 의심했다"며 "카메라 앞에서 뭔가 하지 않는 캐릭터였으면 좋겠고 뭔가를 하지 않고 살아 숨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것만 잘하면 목적을 잘 이루는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뭔가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게 가장 어렵더라"고 밝혔다. 또 그는 "촬영 내내 웬만하면 안 올라오고 촬영 없을 때도 작은 마을에 대한 강한 애착과 정서를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캐릭터의 외형에 대해서는 "외형적으로는 나영스러운 게 뭘까 했다"며 "유리라는 걸 지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화려한 내 모습들까지 외형적으로 다 덜어내려 했다"고말했다. 이어 "메이크업도 덜어내고, 얼굴도 맨얼굴로 나오고 특별하지 않게 맨얼굴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며 "의상도 같은 의상을 돌려가면서 입었고 최대한 나영이로 살아가려 했다"고 털어놨다.
권유리는 자신과 다른 나영 캐릭터를 제안받은 이유도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감독에게 이에 대해 물었다며 "하얀 티셔츠에 맨얼굴로 나와서 담담하게 얘기하는 게 뚝심 있어 보였다고, 얘기하는 모습에서 저만의 고집이 있었다고, 그게 나영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또한 권유리는 극 중 나영이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있던 것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서투르고 투박한 인물로 느껴졌는데 그런 지점이 저와 비슷했다"며 "저 역시 안정적인 걸 추구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변화하는 건 다양하게 느껴지실 수 있겠지만 신중하고 두려워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다,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게 그렇게 빠르지 않고 속도감도 나영과 비슷하다, 보기에는 많이 다르지만 접점이 있는 것 같아서 '돌핀'이란 영화에 애정과 정감이 많이 갔다"고 밝혔다.
권유리는 극 중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저는 누군가에게 의사를 표현하거나 친절하고 자세하게 표현하는 편인데 나영이는 그걸 하지 않는 캐릭터니까 연기 당시엔 버거웠다"며 "그런데 감독님과 얘길 나누니까 감독님이 나영이 같더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고 본인을 표현하는 방식이 있구나, 다양한 방식이 있구나' 그런 것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 중 나영은 30대 초반으로, 자신을 둘러싼 변화에 힘들어한다. 권유리는 "나영이가 30대 초반으로 나오는데 저도 그 비슷한 시기 때 (변화를) 겪었다"며 "그 시기가 그냥 누구에게나 다 비슷한 경험인데 뭔가 독립을 하는 나이다, 사회적으로도 이제 뭔가 독립하는 시기인데 제게는 소녀시대에서 홀로서기라는 시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을 하고 싶은 소망과 열망은 있지만 나의 인지 부조화로 인해 '이거 되게 부자연스러운데' 이런 것들을 많이 느꼈다"며 "내가 열망하고 원하는 지점과 나의 현실과 이게 좀 부조화가 좀 있었던 시기를 겪었다"고 돌이켰다.
권유리는 "그러면서 저도 성장통을 되게 많이 느꼈는데 홀로서기가 너무 쉽지 않더라"며 "그러면서 되게 따갑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다, '이게 온전히 내 능력이 아니었잖아'를 알게 되면서 막 되게 혼란스럽고 너무나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하고 하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너무 이상은 너무 높고 큰 데서 오는 어떤 되게 자괴감 이런 것들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서 '현실을 좀 더 직시해야겠구나'라는 것도 느끼고 그러면서 꿈을 잃지 않기 위해서 좀 더 건강하게 나 자신을 순환시키고 고민하는 시기를 보냈다"며 "내가 잘하는 거, 내가 좋아하는 거, 나라는 사람이 이야기하고 싶은 거 표현하고 싶은 거 뭐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권유리는 '돌핀'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는 "'돌핀'은 제게 또 다른 도전이기도 했다"며 "예를 들면 아예 어떤 이렇게 좀 메이크업도 다 덜어내고 뭔가를 하지 않는 연기를 하려고 도전한 것도 저는 사실 많이 어려웠었는데 '돌핀'을 통해 경험했다는 것이 또 다른 발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적인 성장을 이뤘다"며 "정말 다양한 인간의 다양성 다양함에 대해서 좀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돌핀'은 오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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