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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KDI "어렵지만 노동시장 개혁 시급"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5 11:38

수정 2024.03.05 11:42

대표적 싱크탱크, 5일 노동시장 관련 공동세미나
AI 도입, 급속한 고령화…노동시장 영향 본격화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조동철 KDI 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3.5/뉴스1 /사진=뉴스1화상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조동철 KDI 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3.5/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일 노동시장 세미나를 공동 개최, 노동시장 구조개혁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노동을 비롯한 우리나라 각 분야 구조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동철 KDI 원장은 "노동시장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 한 사교육, 입시경쟁, 출산율 문제까지도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은-KDI "노동시장 구조개혁 시급"


국내 대표적 '싱크탱크'인 한은과 KDI가 노동시장를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급속한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인공지능(AI) 상용화 등의 기술발전이 노동시장과 거시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세미나 환영사에서 "우리에게 이미 낮게 매달린 과일은 더 이상 없고, 높게 매달린 과일을 수확하려면 어려움이 수반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공감대를 정책화하고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구조개혁 과정에서 모든 이해당사자의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고 단기적 고통이나 희생이 수반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이같은 언급은 구조개혁 어려움, 현실적 한계 등을 지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원장도 축사를 통해 "노동시장 구조가 (급속한 고령화, 산업구조 급변 등) 지난 수십 년간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왔다는 사실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AI 고용 영향 …"청년 고용 줄고 있다"


이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이날 세미나에서는 AI 도입과 고령층 경제활동 확대가 임금, 고용 등 노동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논의됐다.

한요셉 KDI 노동시장연구팀장은 'AI 기술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발표에서 AI 기술 도입으로 청년층과 전문대졸 이상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고용이나 임금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 단위 패널데이터와 지역 노동시장 단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기술 도입과 인공지능 영향 정도에 따른 고용·임금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AI 도입과 영향력 확대에 따라 노동시장 전체적으론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연령·학력·직업별로는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게 핵심이다.

남성은 15∼29세에서 고용이 감소했다. 30∼44세에서는 임금이 줄었다. 여성도 15∼29세에서 고용이 감소했고 임금 감소도 관찰됐다.

학력별로 남성은 전문대졸 이상에서 고용 또는 임금이 감소했다. 여성도 전문대졸 이상에서 임금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청년층과 전문대졸 이상을 중심으로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직업별로는 남녀 모두 전문직 고용이 증가했다. 반면 단순노무·서비스직 고용은 감소했다. 남성은 서비스직·판매직에서, 여성은 서비스직·사무직 등에서 임금도 감소했다. AI가 중간숙련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한 팀장은 "AI가 이미 일자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사회 안전망 강화와 함께 청년 일자리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미나에서는 고령층의 경제활동 확대가 청년층 인구 감소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노동시장에서 고령층과 청년층이 서로 매우 다른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일자리의 직무 구성에 따라 두 집단의 고용 대체 가능성이 상이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령층, 특히 50세 이후 실직자가 재취업 과정에서 겪는 급격한 직무 변화를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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