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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스프레드 25%↑...석화업계, 터널 지나 반등 조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5 16:31

수정 2024.03.05 16:31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뉴시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뉴시스
에틸렌 스프레드 평균 가격 추이
(단위: t/달러)
시기 가격
2023년 12월 190
2024년 1월 209
2월 262
(출처: 석유화학업계)
[파이낸셜뉴스] 석유화학업계 대표 수익성 지표로 불리는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최근 한달새 25%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내 석유화학업계 주력 생산 제품 가격도 일제히 오르는 등 오랜 부진을 이어온 석화사들의 실적 개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평균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262달러다. 직전 달인 1월 평균 t당 가격 209달러와 비교하면 25.4%, 지난해 12월 190달러와 비교하면 37.9% 급등한 수치다.

3월 초 에틸렌 스프레드 가격도 t당 260달러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에틸렌 생산 시설이 있는 곳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이다.

이와 함께 폴리프로필렌(PP),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등 국내 대다수 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월 PP 평균 가격은 t당 871달러로 1월 866달러 대비 소폭 올랐다. 3월 초에는 t당 876달러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PP는 롯데케미칼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제품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이 생산하는 HDPE 가격도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t당 861달러였던 HDPE 가격은 올해 1월 893달러, 2월 906달러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ABS, PVC, LDPE 가격도 모두 올랐다. 특히 1월 t당 1261달러였던 ABS는 2월 3.2% 오른 1301달러, 3월 초 7.5% 상승한 1356달러를 형성하고 있다. ABS는 내열성과 내충격성이 뛰어난 플라스틱으로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이 만들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 주력 PVC는 t당 752달러에서 770달러와 786달러로, 한화솔루션이 만들고 있는 LDPE는 1012달러에서 1036달러로 올랐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전통 화학사의 올해 1·4분기 실적도 직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케미칼의 올해 1·4분기 예상 영업손실을 직전 분기 대비 2000억원 이상 줄인 744억원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4분기 30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 1·4분기 영업이익도 656억원으로 직전분기 367억원 대비 78.7% 개선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반등이라고 말하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실적 개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t당 300달러로 알려진 손익 분기점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평중 대한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에틸렌 스프레드가 오른 것은 의미가 있지만, 아직 손익 분기점을 넘지는 못했다”며 “상황을 조금 더 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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