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문 전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하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 당이 처한 현실과 미래 또 대한민국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비가 내리는 와중에 사저 앞에서 만난 김 전 지사에게 우산을 직접 씌워주는 등 친근함을 보였다. 김 지사의 부인 정우영 여사와 함께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회동에 함께 했다.
김 지사는 '더 큰 역할'이라는 의미에 대해 "제게 경기도지사로서 또는 당의 중요한 자산으로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더 큰 역할을 해달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김 지사는 "조금 더 구체적인 얘기가 있었습니다만, 그 정도 원론적인 얘기만 오늘 밝히는 것으로 하겠다"며 "제가 밝히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그 정도 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김 지사의 문 전 대통령 예방은 최근 민주당 내 공천을 둘러싼 친명과 친문의 갈등을 두고 김 지사가 SNS를 통해 잇따른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서 "지금이라도 민주당다운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위에서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기 헌신·희생의 길을 가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민주당 위기'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친명과 친문 간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김 지사에게 친문 인사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초대 경제부총리을 역임하며, 국정 운영을 함께해 왔다. 때문에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김 지사의 경우 향후 정치를 위해 친문 세력을 대거 통합해 새로운 정치 거점화를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전에 봉하마을을 먼저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제가 대한민국 25년 뒤 국가 전략인 '비전2030'을 만들었다"며 "그때 노 전 대통령이 가졌던 꿈과 미래에 대해서 함께 일했던 생각을 하면서 여러 가지 반성도 하는 마음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 전 대통령 뜻과 유지를 받들어서 대한민국이 사람 사는 세상 또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는 데 제가 더 많은 기여와 역할을 해야 되겠다 다짐을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고 밝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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