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5일(이하 현지시간) 사상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과 안전자산 수요 확대, 각국 중앙은행과 중국 투자자들의 금 매수 확대 지속이 결국 금 가격을 사상최고로 끌어올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LSEG 자료를 인용해 금 가격이 이날 온스당 2141달러까지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12월 기록한 2135달러이다.
다만 금 가격은 사상최고를 찍은 뒤 상승폭 일부를 반납해 전일비 0.8% 오른 2131달러로 후퇴했다.
금은 현금처럼 이자가 없지만 금리가 낮아질 때 상대적으로 투자가 유리해지는 특성이 있다. 투자자들이 금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은 지난 1년 4개월을 꾸준하게 올랐다.
2022년 말 온스당 1600달러이던 것이 그동안 30% 상승하며 이날 결국 사상최고치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금 매수에 나선 것이 주된 동력이었다.
최근 수개월 상승 동력은 그러나 중국 소비자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부동산, 주식시장 붕괴 뒤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는 중국 소비자들이 금에 몰리면서 금 수요가 급증했다.
업계 전문지 메털스데일리의 로스 노먼 최고경영자(CEO)는 "금이 은밀하게 상승했다"면서 "서구 투자자들이 동력이 아니다. 금은 계속해서 동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아 미 기준금리가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5.5%의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와중에 금 가격이 사상최고치를 찍은 것이 일반적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서 금 수요가 높아진 점도 금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HSBC 귀금속 애널리스트 제임스 스틸은 이번 금 사상최고 돌파 동력은 안전자산 수요라면서 불안한 흐름의 돌파구로 금에 자금이 새로 유입되면서 금 가격이 뛰었다고 지적했다.
스틸은 이 자금은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다면서 지난해 12월 사상최고 기록 뒤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금 가격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금 가격이 이날 사상최고치를 찍기는 했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 가치로는 사상최고치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가치 기준 사상최고치는 1980년 오일쇼크 당시 금 가격이다. 당시 가격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온스당 3355달러에 이른다. 5일 기록한 사상최고치에 비해 56% 높은 수준이다.
당시 금은 오일쇼크 충격 속에 9년 상승장을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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