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없어 떠난다"며 공개 사직한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의사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환자가 남긴 글이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페이스북 페이지 '의사, 의대생 대나무숲'에는 자신을 비후성심근병증을 앓는 현직 20대 교사라 밝힌 글쓴이가 며칠 전 '사직의 변'을 남기고 병원을 떠난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에게 남긴 글이 실렸다.
이 환자는 배 교수를 "후유증 하나 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신 생명의 은인"이라 표현했다. 2년 전 심정지로 충북대병원 응급실에 실려 가 며칠간 혼수상태로 있었을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저체온 치료 등의 처치로 되살려준 은인이 배 교수라고 했다.
"무작정 의사 욕하는 것 보니 씁쓸"
그는 "배 교수님이 사직서를 냈다는 기사를 접하니 진짜 이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며 "마지막까지 저를 포기하지 않고 치료해주신 배 교수님은 평생 잊을 수 없다"며 슬퍼했다. 그러면서 "생명의 은인이신 교수님마저 돈을 좇는 의사, 악마화되고 있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무작정 댓글로 의사를 욕하는 것을 보니 씁쓸하다. 항상 감사하고 응원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배 교수는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남긴 글에서 "2010년 본과 2학년 때 급성 심근경색 환자들이 좋아져서 퇴원하는 모습을 보고 (심장 분야에) 이끌렸다"며 "심장이 아예 안 뛰어 에크모 없으면 환자들이 정상으로 회복할 때까지 어떻게든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처치하고, 이후 회복돼 외래에 내원했을 때 그 기쁨은 아마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감정"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같은 글에서 배 교수는 "지금까지 같이 병원에서 부딪히며 일해온 인턴, 전공의, 전임의 선생님들의 면허를 정지한다고 하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와 현재 정원의 5.1배를 적어낸 모교 총장의 의견을 듣자니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제가 중증 고난도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더 남아 있을 이유는 없어 사직하고자 한다"며 병원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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