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정영채·김신 대표 등 서울대 82학번 동기 CEO들 물러나
가치투자 1세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도 고문으로
가치투자 1세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도 고문으로
[파이낸셜뉴스] 자본시장 대표적인 CEO학번으로 불리던 82학번 CEO들이 올해 주총에서 잇따라 물러나 세대교체 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1960년대 초반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나 코로나 등 어려운 대외환경에서도 증권가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이들 82학번 CEO들의 퇴장에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증권가 82학번 출신으로 꼽히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김신 SK증권,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등이 줄줄이 CEO에서 물러난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와 박정림 KB증권 대표 등도 CEO직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4연임이 기대됐던 정영채 대표는 지난 4일 저녁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이번달 임기가 끝나면 용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이번 주주총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젠 우리 회사도 한 단계 더 도약을 해야할 때인 것 같다. 새로운 색깔, 더 나은 문화, 조직으로"라며 "다음 CEO는 어떤 분이 되실지 몰라도 나보다 뛰어난 분이 오실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2014년부터 SK증권 사령탑을 맞아 증권가 최장수 CEO로 꼽히는 김신 SK증권 대표 역시 이번 주총에서 변화를 맞이한다. 대승적 차원에서 SK증권 신사업 발굴을 위해 CEO에선 물러나는 것이다. 김신 대표 후임엔 정준호 리스크관리 본부장(CRO)과 기존 각자대표인 전우종 각자대표, 새로운 투톱 체제가 열린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와 함께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출신으로도 이목을 모았다.
같은 대학 동기로 '절친' CEO로 꼽히는 이들은 업계를 대표하는 증권사 수장들이었으나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는 이번 SK증권 주총에서 신임 사외이사로 추대 돼 다시한번 눈길을 모았다.
여기에 운용업계 대표적인 82학번으로 꼽히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도 8년 만에 CEO직에서 물러나 상임고문으로 신영운용에 남게 된다. ‘가치투자 1세대’의 허 대표는 국내 가치주, 중소형주 투자의 산증인으로 명성이 높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82학번이 인력 풀이 워낙 풍성해 파란만장한 대한민국 경제 성장기를 겪고 증권가에서도 최고경영자로 한 번에 자리를 꿰차 어려운 시대를 잘 버텨줬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 82학번은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만성적인 대학입학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도입한 ‘졸업정원제’ 수혜 세대로 본고사 폐지와 졸업 정원제의 혜택을 입은 실질적인 첫 학번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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