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호물자 공중투하 이어 미군 동원해 직접 항구 지을 계획
공중투하는 공급량에 한계 있어, 유엔은 미군 개입에 환영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다시 표류...하마스 대표단 떠나
공중투하는 공급량에 한계 있어, 유엔은 미군 개입에 환영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다시 표류...하마스 대표단 떠나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협상이 기약 없이 표류하는 가운데 미국이 직접 군대를 동원하여 가자지구에 항구를 지을 예정이다. 이는 봉쇄된 가자지구에 각종 구호품을 원활하게 전달하기 위한 조치로 유엔은 이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날 의회 국정 연설에서 항구 건설 계획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오늘 국정연설에서 가자지구에 항구를 건설하는 긴급 임무를 수행할 것을 미군에게 지시했다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시 부두 형태의 항구는 매일 트럭 수백 대 분량의 지원을 추가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는 이집트 북쪽 국경에서 지중해 연안을 따라 좁고 길게 설정된 구역으로 한국의 세종시와 비슷한 면적(365㎢)이다.
약 230만명의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같은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하자 남쪽으로 피란길에 올랐다. 약 140만명의 주민들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 일대에 모여 있으며 해당 지역을 포위한 이스라엘군은 국제 사회의 구호물자 수송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유엔의 구호물자 트럭은 이집트 라파 검문소와 이스라엘 케렘 샬롬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에 진입할 수 있다. 구호물자 트럭은 이스라엘군의 진입 거부 및 주민 약탈로 인해 점차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지적했던 바이든은 지난달 29일 가자지구에서 구호 트럭에 몰려든 민간인과 이스라엘군이 충돌하여 약 100명이 사망하자 파격적인 방법을 꺼냈다. 미군은 이달 2일부터 다른 주변국들과 함께 군 수송기를 이용해 식량 등 구호품을 가자지구에 공중투하했다.
임시 항구 건설은 공중 투하보다 효율적으로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조치다. 미 백악관 관계자는 임시 항구 건설에 수주가 소요될 예정이며 키프로스에서 시작되는 해상 원조지원 통로 구축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군이 가자지구에 직접 상륙할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이 작전은 지상에 미군이 발을 디디지 않아도 된다"면서 "미군은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해상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7일 항구 건설 소식이 알려지자 "해상이든 공중투하든 가자지구에 더 많은 원조를 제공할 수만 있다면 분명 좋은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두자릭은 다만 육로를 통한 원조가 비용과 물량 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면서 "더 많은 양의 원조가 육로를 통해 들어올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더 많은 진입 지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전한 구호물자 반입을 위해 필요한 가자지구 휴전은 여전히 안갯속에 빠져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7일 보도에서 이집트 카이로에 머물던 하마스 협상 대표가 타결 없이 카이로를 떠났다고 밝혔다.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이스라엘 협상 대표와 만나 기본적인 가자지구 휴전 원칙에 합의했으며 이를 하마스에 전달했다.
하마스는 4개국 대표들에게 다시 역제안을 보냈고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했다. 4개국 대표와 하마스는 이후에도 파리와 카이로 등에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달 카이로 회동이 결렬되면서 점차 휴전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4개국 대표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40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6주일짜리 휴전을 제시햇으나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영구적인 철수를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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