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WSJ 이어 LA타임스 '불닭 신화' 김정수·전병우 주목
LA타임스 "라면, 한국의 소울 푸드…삼양라면서 시작"
김정수 부회장, 매운 닭볶음탕서 '불닭볶음면' 아이디어
전병우 상무, 먹거리와 오락 합성한 '이터테인먼트' 전략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A타임스는 지난 5일 '아주 매운 라면이 어떻게 한국 라면 시장을 개척한 회사를 살렸나'라는 제목의 2000자 분량 기사에서 김정수 부회장과 그의 아들 전병우 상무 스토리를 다뤘다.
LA타임스는 인스턴트 라면을 '한국의 소울 푸드'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라면은 산업화 시기 공장 노동자의 식량이자 민주화 운동가의 연료였다"며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국인 선수 박찬호는 라면을 먹고 싶어서 스포츠를 선택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오늘날 한국인들은 연평균 77인분의 라면을 소비하는데 이는 85인분의 라면을 소비하는 베트남 다음이다. 연평균 15인분의 라면을 소비하는 미국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LA타임스는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전후 식량난이 극심한 가운데 1961년 보험사 임원 출신인 고(故)전중윤 전 회장이 설립한 삼양식품에서 시작됐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국물을 맵게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전 전 회장의 며느리 김정수 부회장이 2010년 봄 매운 닭볶음탕을 파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사람들이 땀을 흘리며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불닭볶음면을 떠올렸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삼양식품 개발자들이 불닭볶음면 시제품을 가져왔을 때 김 부회장은 계속 매운 맛을 높이라고 지시했다. 수석 식품개발자인 이병훈 씨는 "'과연 실제로 이 제품을 팔려고 하는 것일까?'라고 생각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012년 불닭볶음면이 처음 출시됐을때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2014년 유튜브에서 '불닭볶음면 챌린지' 영상이 인기를 얻으며 불닭볶음면도 입소문을 얻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삼양식품의 매출은 2015년 2억2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억9300만 달러로 늘어났다. 불닭볶음면 복제품이 북한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회사 매출의 약 75%가 해외 판매에서 나오는데 2015년 10%에서 이만큼 성장한 것이다.
전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철학 학위를 취득하고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에 관한 졸업 논문을 쓴 직후인 2019년 가업에 합류했다.
LA타임스는 "전 상무는 불닭볶음면을 한국의 참신함을 통해 자신만의 음식 장르로 변화시키는 임무를 맡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 상무는 자신의 전략을 '먹는 것'과 '오락'의 합성어인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라고 부른다"며 "이는 불닭의 바이럴을 재현하려는 욕구를 포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은 현재 '플레이 불닭 TV(Play Buldak TV)'라는 유튜브 채널에 드러나 있다. 이 채널에는 배우들이 불닭 빙고, 불닭 룰렛 등의 게임을 하는 동영상이 올라온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지난 1월 6일(현지 시간) ‘불닭’으로 500억달러(약 66조원) 규모의 세계 라면 시장을 뒤흔들어 'K라면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 부회장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며, “전업주부였던 대기업 며느리가 회사를 일으킨 드라마 같은 스토리”라고 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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