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올해 날린 시가총액 규모가 2314억달러(약 305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맥도널드, 월트디즈니 등의 전체 시가총액 규모보다 더 많은 규모다.
전기차 수요성장 둔화 속에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이에따라 주가가 급락한데 따른 것이다.
맥 못추는 주가
테슬라는 8일(이하 현지시간)에도 3.31달러(1.85%) 하락한 175.34달러로 마감했다.
7일 하루만 상승했을 뿐 지난 1주일 5거래일 가운데 나흘을 하락했다. 지난주 낙폭만 15.6%에 육박한다.
테슬라는 올해 29% 넘게 폭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4%, 나스닥지수는 7.1% 넘게 상승했다.
올해 날린 시총, 맥도널드 시총보다 많아
컴퍼니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9일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은 5584억2000만달러로 전세계 기업 시총 순위 1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시총은 7898억9000만달러였다.
올들어 사라진 시가총액 규모가 2314억달러에 이른다.
사라진 시총은 웬만한 S&P500 편입 대기업 시총을 웃돈다.
9일 현재 맥도널드 시총은 2112억달러, 월트디즈니 시총은 2023억달러 수준이다.
이들은 각각 시총 기준 전세계 53위, 60위 기업이다.
시총, 2년여 만에 반토막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20년을 기준으로 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주가가 5배 가까이 폭등했다.
그러나 2021년 11월 4일 기록한 마감가 기준 사상최고치 409.97달러에 비하면 약 60% 폭락했다.
다만 테슬라가 2022년 8월 25일 주식 1주를 3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한 터라 단순비교는 어렵다.
이를 감안해도 시가총액만 따지면 감소세는 뚜렷하다.
2년여 만에 시가총액이 1조2000억달러에서 5584억달러로 반토막 났다.
수요성장 둔화 속 경쟁 격화
테슬라는 사면초가 상태다.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에 밀리면서 시장 성장세가 예상과 달리 지난해 이후 둔화세다. 가격인하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이때문에 마진 악화, 실적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전기차 업체 간 경쟁은 격렬해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출하 기준으로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세계 최대 전기차 자리를 빼앗겼다.
이 와중에 상황을 수습해야 할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남 탓'에 열중하고 있다.
머스크는 1월 24일 분기실적 발표 자리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가 자동차 할부금리 고공행진을 초래해 전기차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며 실적 부진 책임을 연준에 돌렸다.
머스크는 또 높은 스톡옵션과 관련한 소송, 자신이 인수한 소셜미디어 X를 둘러싼 잡음 속에 정신이 없다.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마약 문제까지 불거진 바 있다.
테슬라가 여전히 시총 460억달러의 제너럴모터스(GM), 490억달러의 포드에 비하면 10배 이상 비싼,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자동차 업체이기는 하지만 그 위상은 날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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