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의사 가족들은 병원을 자유롭게 이용한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11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금 아플 거면 의사 가족이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의 한 대형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A씨는 해당 글에서 “입원이고 외래고 다 막혀서 난리가 났는데 역시 ‘천룡인’ 의사님들 가족은 프리패스”라고 주장했다.
천룡인은 일본 만화영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이들로, 평범한 인간 위에 군림하는 특권계층이다. 젊은층이 자기가 남보다 잘났다고 생각하여 상대방을 업신여기거나 하대하는 사람을 칭할 때 이 말을 사용한다.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수억 원의 연봉을 받고, 범죄를 저질러도 면허가 박탈되지 않는 의사들을 비꼬는 말로도 사용된다.
A씨는 “응급실과 외래, 입원 다 가리지 않고 ‘의사 가족들은 예외’로 들어가는 중”이라며 “사기가 너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해당 대학병원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례·신고 여부를)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며 “노동조합이나 공식 채널로 구체성 있는 (제보가) 들어오면 얘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의료 현장을 이탈하면서 ‘의료 공백’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지난달 19일부터 운영 중인 ‘의사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는 지난 7일 오후 6시 기준 이미 1041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이 중 수술 지연 관련 상담이 307건에 이른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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