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품 플랫폼 매치스패션 법정관리
[파이낸셜뉴스] 영국 명품 플랫폼 매치스패션(Matches Fashion)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영국 프레이저스 그룹이 5200만 파운드(약 874억원)에 인수한 지 두 달 만이다.
프레이지스, 매치스패션 인수 두달만에 '손절'
12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매치스패션의 최대주주 영국 프레이저스 그룹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테네오의 벤지 다이몬트를 공동 관리자로 선임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인수 이후에도 재정난을 이겨내지 못한 매치스패션은 직원 533명 중 273명을 해고했으며,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프레이저스 그룹을 소유한 영국의 억만장자 마이크 애슐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사업 계획 목표를 계속 달성하지 못했다"며 "턴어라운드를 위해 자금을 조달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매치스패션은 지난 1987년 런던 교외 윔블던에서 부티크로 시작해 규모를 키워가며 2013년 온라인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2017년 사모펀드 에이팩스 파트너는 매치스패션을 8억 파운드(약 1조 3455억원)에 사들였고, 2019년에는 연간 매출 73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현재 매치스패션은 런던 내 오프라인 매장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 150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명품시장 성장은 멈춰췄는데 e커머스 우후죽순
몇 년 사이 명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e커머스와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기존의 업체들도 명품 카테고리를 만들며 경쟁이 심화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에 접어들며 명품 시장 성장세는 멈췄으며, 소비 위축으로 인해 매치스패션은 지난해 7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손실이 커지자 에이팩스 파트너는 지난해 12월 프레이저스 그룹에 회사를 매각했으나 결국 회생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벤지 다이몬트는 "명품 패션 소매업체와 마찬가지로 매치스패션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등으로 소비 위축이 진행됨에 따라 작년에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프레이저스가 매치스패션을 인수하고 추가 자금을 투입한 이후 거래가 계속 악화돼 결국 경영권을 포기했다"고 부연했다.
세계 최대규모 '파페치'도 쿠팡에 팔려
소비 위축으로 인해 적자가 계속되자 명품 플랫폼 업체들은 매각하거나 파산하고 있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규모 명품 의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5억달러(약 6523억원)에 인수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던 파페치는 쿠팡에 인수된 뒤 상장 폐지됐다.
한편 또 다른 명품 플랫폼인 '리치몬트'와 '육스' 등도 적자 규모가 커지자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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