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급기밀로 분류.. 외교부, 영사조력 제공
러 정보기관에 지난 1월 말 간첩죄로 체포
12일 블라디보스토크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에 지난 1월 말 간첩죄로 체포된 한국인 백씨는 선교사다. 주로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북한 관련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 백씨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 그의 체포 소식을 접했다는 한 지인은 "백씨가 탈북민 구출과 인도적 지원, 선교 활동 등을 해온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백씨는 국내의 한 소외계층 지원 단체에 적을 두고 해외 활동을 펼쳤다. 해당 단체는 백씨의 구명활동에 나설지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백씨는 한국에 머물고 있던 아내와 블라디보스토크에 정착할 준비를 마친 뒤, 1월 말 아내와 함께 러시아에 입국했다가 체포됐다.
당시 블라디보스토크에 함께 간 백씨 아내도 FSB에 체포됐으나 풀려나 현재는 한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러시아 타스 통신은 전날 백씨의 체포 소식을 전하면서 "간첩 범죄 수사 중 한국인의 신원을 확인했다"라고 보도했다.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매체에 따르면 백씨는 올해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구금됐고 추가 조사를 위해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된 상태다.
스탈린 시절 악명 떨쳤던 구치소에 구금
레포르토보 구치소는 스탈린 시절 '피의 숙청' 본거지로 악명을 떨쳤다.
1881년 모스크바 동부에 군사 교도소로 처음 설립된 레포르토보에는 주로 단기수들이 수감됐으나,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을 기점으로 옛 소련 비밀경찰 산하의 수용시설로 탈바꿈했다.
특히 1930년대 들어 이오시프 스탈린이 반대파 축출을 목적으로 실행한 '대숙청'(Great Terror)에 발맞춰 '인민의 적'으로 지목된 이들을 임시 구금하며 고문하는 장소로 쓰였다.
1953년 스탈린 사망 이후에도 레포르토보는 간첩 혐의자와 정치범 등을 가두는 국가보안위원회(KGB)의 구금 시설로 악명을 이어갔다.
미국 언론인도 수감된 적이 있었다. 미국 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 모스크바 특파원 니콜라스 다닐로프는 1986년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가 20일 만에 미국에 구금된 소련 간첩 혐의자와 맞교환됐다. 역시 간첩 혐의를 받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도 이곳에 구금돼 있다.
해당 구치소는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러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대 200명의 수감자가 수용되며 주로 독방에 가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러시아로부터 체포 통보를 받은 뒤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백씨 사건을 일급기밀로 분류했으며, 그의 혐의 사실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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