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유예 제안, 협의체 구성해 대화
[파이낸셜뉴스]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로 의료공백 위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의대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1년 유예할 것을 제안했다.
12일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의대 증원 2000명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재승 비대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은 “의대 증원을 1년간 유예하고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구체적인 증원 숫자를 결정하자”며 “정부, 야당, 여당뿐 아니라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곧바로 의대정원 2000명을 늘릴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갖고 문제를 풀자는 것이다. 방 위원장은 의대생들 유급 사태가 시작될 경우 의료계에 대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정부도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정하지 말고 대한의사협회도 전면 재검토 주장을 철회하고 협의체를 통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 11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총회를 열고 정부가 이번 전공의 파업 사태 해결에 진정성이 없다면 오는 18일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교수들의 이 같은 집단행동 조짐에 큰 우려를 표명하면서 의료개혁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비대위의 의대 증원 1년 유예 제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는 의료개혁은 더 늦추기 어려운 사안으로 커지는 의료 수요를 감안할 때 증원 시기가 1년 늦춰지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필수의료 부족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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