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주행동주의 플랫폼 액트(15개사), 비사이드코리아(10개사), 헤이홀더(4개사)를 통해 주주제안이 제출된 기업은 모두 29개로 집계됐다.
회사가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기 전에 제안을 철회한 5곳까지 포함하면 주주들이 구체적으로 행동을 나선 기업은 34곳에 이른다.
그간 소액주주들은 지분을 모으기가 쉽지 않아 기업에 대항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상법에 따르면 주주제안권은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하고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소유하거나 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경우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을 통해 주주인증과 전자위임이 간편해지면서 표 대결을 예고할 만큼 '세 결집'이 가능해졌다.
단순히 소액주주 모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액주주로 몸집이 커지면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다.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제안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효과적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주주제안의 적법성과 합리성 등을 따져 승률을 높이는 것이다.
헤이홀더 허권 대표는 "지분을 모으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주주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안건의 위법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며 "최대한 소액주주들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은 특히 이사회에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이사 선임·해임, 감사 선임·해임 등을 활발하게 제안하고 있다.
액트에 따르면 주주제안 건수로 봤을 때 이사 선임·해임과 감사 선임·해임이 각각 10건으로 제일 많았다. 이 외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9건), 집중투표제(6건), 배당(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3월부터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사유까지 발생했던 코스닥 상장사 알파홀딩스가 대표적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집중투표제 도입 등의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전문가들은 거세지는 주주행동주의 바람이 플랫폼을 타고 세력을 더욱 넓히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요구가 확대되면서 소액주주들의 입김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연구원 황현영 연구위원은 "플랫폼과 밸류업 프로그램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주주행동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합리적인 주주제안을 해야 지지를 받고, 주총에서 통과가 될 수 있어 소액주주 입장에서도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액트 운영사 컨두잇의 이상목 대표는 "지난해보다 소액주주운동 규모가 5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소액주주들이 플랫폼과 함께 주주행동에 나서면서 전문성도 많이 향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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