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지난해 투자·인재채용 '역대 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2 17:31

수정 2024.03.12 17:31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시설투자와 인재 채용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활발한 인재 채용으로 임직원 수도 창사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 적자로 삼성전자의 임직원 연봉은 10%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삼성전자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설투자에 53조100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시설투자를 집행했던 2022년도와 동등한 수준이다.


연구개발(R&D)에서도 연간 28조3400억원을 투입해 기존 최대였던 2022년 24조9200억원을 뛰어넘었다. 이는 영업이익 6조5700억원의 4배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DS) 부문이 14조8700억원의 역대 최대 적자를 내며 실적 부진에 시달렸지만, 되레 시설과 R&D 투자를 키웠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22년 8.2%에서 2023년 10.9%로 증가하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두자릿 수를 넘겼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첨단 시스템반도체에 300조원, 지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6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1·4분기 메모리 흑자전환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반도체 업황 반등에 따라 더 확대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23년 4·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선단 공정에 대한 공급 경쟁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 및 R&D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역대급 실적 악화에도 신입 공개채용 등 꾸준한 채용으로 임직원도 늘어났다.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지난해 3400명이 증가한 12만4804명을 기록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반면 임직원들 연봉은 줄어들었다. 4%대 임금인상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악의 반도체 적자로 성과급이 급감한 것이 원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급여는 1억2000만원으로, 전년 1억3500만원 대비 약 11%가 하락했다. 임원들 역시 지난해 직원들과 동일한 성과급을 적용받으며 비슷한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보고서상 미등기 임원 급여는 실적이 좋았던 2020~2022년 장기성과급을 받은 임원들이 포함돼 소폭(2022년 7억300만원→2023년 7억2600만원) 증가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노조 가운데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조합원 2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이전 9000명 수준에 머물렀지만, 부진한 실적으로 인한 성과급 불만이 도화선이 되며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직언은 12만명으로, 직원 6명 중 1명이 전삼노 조합원인 셈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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