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희 선생 손자 러시아서 부동산 재벌
마약조직에 자금 조달한 혐의로 수배
마약조직에 자금 조달한 혐의로 수배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부동산 재벌 파벨 조(61)가 키르기스스탄에서 수배 명단에 올랐다. 러시아 국적인 그는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인 포석(抱石) 조명희(1894∼1938) 선생의 손자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안보위원회는 '마약왕' 캄치 콜바예프에게 활동 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파벨 조를 수배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키르기스스탄 안보위는 "파벨 조를 옛 소련권 국가 모임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등의 국제 수배 명단에 올리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벨 조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났다. 그는 러시아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캐피털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러시아에 약 180개 매장이 있는 약국 체인 스톨리치니예 압테키도 소유하고 있다. 그는 2019년 캐피털그룹의 수익이 715억루블(약 1조원)에 달한다고 말한 바 있다.
포브스 러시아는 2020년 "한국의 위대한 시인의 손자 파벨 조는 모스크바에 30개 이상의 빌딩을 건설한 캐피털그룹의 지분 80%를 소유하고 있다"며 "이 회사가 모스크바 고급주택시장의 최소 30%를 점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파벨 조의 친할아버지인 조명희 선생은 1928년 당시 소련으로 망명해 일제 수탈의 실상과 한인의 저항을 묘사한 소설 '낙동강' 등을 집필했고 '고려인 문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한편 파벨 조가 활동 자금을 조달한 콜바예프는 키르기스스탄 범죄조직 두목으로 2012년 미국 정보기관은 콜바예프를 세계 최대 마약왕 목록에 포함시켰다. 이후 미국 당국은 2017년 콜바예프를 포함한 구소련 국가의 범죄 조직 두목 10명의 이름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국제 범죄조직의 일원이었던 콜바예프는 뇌물수수, 인신매매 등 불법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마약 밀매를 일삼다 지난해 10월 키르기스스탄 국가안보위원회의 특수 작전으로 총에 맞아 사망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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