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소문이 날까봐 그게 두려워서 가만히 있었어요."
13일 'YTN' 보도에 따르면 파주에서 5년째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A씨는 2년 전 여름 직장 상사인 김 모 부장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다.
함께 시험 운전을 나갔던 김 부장이 공터에 버스를 세운 뒤 강제로 신체 접촉을 한 것.
A씨는 괜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침묵을 선택했다. 그도 그럴 게 가해자는 차량 정비를 총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눈밖에 나면 차를 더 안 고쳐준다"고 토로했다.
반년을 속앓이 하던 그는 결국 회사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달라진 건 별로 없었다.
회사에서 정직 3개월을 내렸지만, 가해자는 주변을 의식해 출근한 것처럼 직장에 나와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또 가해자가 없는 영업장으로 노선을 바꿔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 발생 1년 반 가까이 지난 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이 나온 뒤에야 A씨는 가해자와 멀리 떨어질 수 있었다.
가해자는 지난달 1심 법원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회사는 추가 조치를 미루고 있는 상황.
이중처벌의 소지가 있어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입장.
사건 직후 분리 조치에 대해선 A씨가 원하는 노선에 이미 기사들이 배치돼 있었기 때문에 마음대로 교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는 사이 가해자는 형이 과하다며 법원에 항소, 피해자인 A씨만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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