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大 의대교수들 15일까지 사직 여부 결정, 정부 "의료개혁 추진"

의대정원 사태 갈등 봉합 없이 갈등 지속
의과대학 교수들도 사직에 동참할 가능성
강대강 대치 속 정부 의료개혁 의지 재확인

부산대병원·부산대 교수진과 의대생들이 지난 11일 경남 양산시 물금읍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과 관련해 정부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집단적 반발이 전공의와 전임의를 거쳐 의대 교수들로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19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응해 공동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오는 15일까지 각 의대 교수들의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사직서 제출이 의결된 대학의 제출 시기는 다음 회의에서 정하기로 했다.

이들 대표들은 지난 12일 오후 8시30분부터 온라인 회의를 갖고 집단 사직서 제출 등 공동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비대위는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과대학 학생들의 유급·휴학을 현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비상사태로 꼽으며 이를 막기 위해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를 조직해 연대한다고 밝혔다.

결의에 참여한 19개 대학은 서울대를 비롯해 △연세대 △제주대 △원광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 △아주대 △단국대 △경상대 △충북대 △한양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가톨릭대 △충남대 △건국대 △강원대 △계명대 등이다.

위원장에는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인 방재승 교수가 선출됐다.

비대위는 "지금의 의과대학 학생과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학업과 수련을 마치지 못하면 대한민국 의료의 진짜 붕괴가 올 것"이라며 "비대위의 목표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인 의과대학 학생과 수련병원 전공의가 무사히 복귀하여 교육과 수련을 마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들의 절박한 외침에 귀를 기울여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학업과 수련에 복귀할 수 있는 협상의 자리를 마련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협상을 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지만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을 이행하겠다는 정부의 강경한 움직임에는 변화가 없다.

의료공백 장기화에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을 예고하면서 의료대란 위기가 커지고 있지만 일단 비상진료대책으로 대응하면서 의료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실제로 이날 의료공백을 채우기 위한 군의관과 공보의들의 근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정부의 의대 증원 2000명 정책을 비판하면서 1년간 유예를 갖고 시간을 갖고 문제를 풀자는 제안을 했으나 정부는 "의료개혁은 더 늦추기 어려운 사안으로 커지는 의료 수요를 감안할 때 증원 시기가 1년 늦춰지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정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같은 요구에 대해 "1년 연기하자는 것은 의료개혁 자체를 1년 늦추자는 얘기와 같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e-mail]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