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작가(81)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가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13일 부커상 심사위는 이 소설에 대해 "한 세기의 한국사를 엮은 대서사"라며 "일제강점기부터 해방을 거쳐 21세기까지 노동자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당시 운행을 시작해 한국전쟁 때 폭파된 산악형 기관차 마터 2형10호를 소재로 노동자의 인생을 그려냈다. 황 작가는 지난 1989년 방북 당시 3대에 걸쳐 철도원으로 근무했다는 한 노인을 만나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을 번역한 김소라·배영재씨도 함께 후보에 올랐다. 영문판은 '마터 2-10(Mater 2-10)'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지난 2019~2020년 국내에서도 '마터 2-10'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후 2020년 '철도원 삼대'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지난 2005년 신설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와 번역가에게 시상하고 있다. 한국 작품으로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수상했고 정보라의 '저주토끼'와 '천명관의 '고래'가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황 작가는 지난 2019년 소설 '해질 무렵'으로 같은 부문 1차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올해 최종 후보작(숏리스트) 6편은 내달 9일 공개된다. 최종 수상작은 오는 5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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