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중국 생산능력 30%, 혼다 20% 감산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을 20~30%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전기자동차(EV)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EV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본 완성차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중국의 자동차 생산능력을 최대 30%(50만대)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중국에서의 닛산의 생산능력은 연 160만대 정도로 중국의 연간 생산능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닛산은 둥펑자동차그룹과 합작사 '둥펑닛산'을 통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후베이성과 허난성 등에 8곳의 완성차 공장이 있다. 닛산은 합작사와 생산 거점 재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닛산의 중국 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한 79만3000대였다. 14년 만에 100만대 선이 무너졌다. 이 회사는 2018년 중국 판매 대수 156만대로 일본계 완성차 중에선 선두였지만, 최근 가동률은 피크 대비 반토막이 났다.
또 다른 일본 완성차 업체인 혼다도 중국의 생산능력을 20% 줄여 120만대로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혼다는 중국 국유기업인 광저우자동차그룹과 둥펑자동차그룹 등 2개 합작사로 연간 총 149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차 업체들은 2000년대 자동차산업 육성을 노리는 중국 정부의 요청에 호응해 현지 기업과 합작사를 차려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차는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피크 때인 2020년 중국의 국가별 승용차 시장점유율 2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차의 점유율이 추락하고 중국차는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중국 토종 차량의 점유율은 56%까지 높아졌다. 특히 EV 시장에서 비야디(BYD)는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중국에서는 독일과 한국도 고전하고 있다. 리서치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3년 국가별 승용차 브랜드 점유율은 한국의 경우 3.1%p 하락한 1.6%, 독일 완성차 업체의 점유율은 6.4%p 감소한 17.8%에 그쳤다.
중국의 지난해 신차 판매대수는 2518만대로 세계 최대 규모다. 중국 시장은 2위인 미국의 약 1.5배 수준이다. 시장 규모 뿐 아니라 EV의 보급 속도나 전장 기술 역량도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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