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15일까지 의견 모으기로
정부 "환자들 등지는 일 없어야"
군의관·공보의 진료현장 투입에
의협 "의대생 현역입대 늘어날것"
정부 "환자들 등지는 일 없어야"
군의관·공보의 진료현장 투입에
의협 "의대생 현역입대 늘어날것"
'강대강' 대치 속에 대화와 협상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와 의료계 모두 기본적으로 의대정원 확대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른 의료대란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의정 갈등' 여전히 평행선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은 더욱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도 의대 증원에 반발, 오는 15일 사직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12일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은 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대 학생들의 유급·휴학을 비상사태로 규정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1만명에 달하는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로 남은 의료진에 대한 업무부담이 과중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비상진료대책과 보완대책을 펴더라도 의대 교수들까지 동참할 경우 의료대란은 더욱 성큼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지금도 전공의들이 빠진 상태에서 상급병원이 교수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상상황'인데, 여기서 교수들까지 빠지면 현재 상태는 당연히 유지할 수가 없다"며 "교수들이 환자를 등지고 현장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 증원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박 차관은 "제자들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사직한다는 것은 사직의 이유가 될 수 없고,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이 제자를 지키는 것이라는 주장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는 어떤 경우에도 환자가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해선 안 되고, 교육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진료와 교육의 현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며 "교수들이 사직을 하면 이미 현장을 떠난 전공의가 돌아올 길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동료의 비난 속에서도 의사로서 의대생으로서 본분을 다하는 전공의, 의대생은 갈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89%의 국민이 의사 증원을 지지하고, 58%의 국민이 2000명 혹은 그 이상의 증원을 요청하고 있다"며 "더 이상 특정 직역의 반대에 가로막혀 의료개혁이 좌초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특정 직역이 의견 관철을 위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2일 서울대 교수들이 '의대 증원 2000명 정책 추진을 1년간 유예하고 대화협의체를 구성해 문제를 풀자'고 한 제안도 거절했다. 이날 정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 같은 요구에 대해 "1년 연기하자는 것은 의료개혁 자체를 1년 늦추자는 얘기와 같다"며 강력한 거부의사를 밝혔다.
■군의관·공보의 전공의 대신 진료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20곳에 파견된 군의관 20명과 공보의 138명(일반의 92명 포함)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진료에 돌입한다. 이틀 전 각 병원에 파견된 이들은 병원 근무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이날부터 진료를 본다.
앞서 정부는 이들이 의료현장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수련받은 병원으로 보냈다. 실제로 군의관과 공보의 중 57%는 수련받은 병원으로 파견됐다. 현재 의정 갈등이 해결될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향후 상황을 보면서 추가적인 인력 파견을 할 계획이다.
군의관과 공보의들이 비상진료대책의 일환으로 의료현장에 투입됐지만 1만명에 달하는 전공의가 현장을 떠났고, 파견된 공보의 중 절반 이상이 일반의이기 때문에 이들이 현재 의료공백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 대안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휴학을 선택한 상당수의 의대생들이 현역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군 입영 대상자인 학생들은 어차피 장기 휴학을 할 것이면 현역 입대를 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몇 년 후부터는 격오지와 군부대에서 의사를 만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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