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두고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유럽 노선 독점 문제를 제기하자 티웨이항공에 해당 노선을 넘기고 관련 지원에 나서기로 한 바 있어 후속조치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파견 모집 돌입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오후 대한항공 A330 계열 운항승무원들에게 티웨이항공 파견 지원자 모집 메일을 보냈다.
모집 대상은 기장과 부기장으로 인원은 100여명이다. 파견 기간은 최대 2년이며, 순차 파견 방식으로 진행한다.
2년간 파견 직원들의 소속은 대한항공을 유지한다. 처우는 기존 대한항공 수준과 동일하며 파견 근무에 따른 추가 수당이 붙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확한 금액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A330 계열 기재 5대도 티웨이항공에 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A330 기종 3대를 합치면 티웨이항공의 장거리 항공기는 8대로 늘어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A330 기종 2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객실승무원 파견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5월 운항승무원과 장거리 기재를 티웨이항공에 보낼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운항승무원을 파견하는 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을 위해 EU 경쟁 당국에 제시한 시정 조치안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 직후 시정 조치안을 EU 경쟁당국에 제출했다.
시정 조치안에는 EU 경쟁 당국이 독점을 우려하는 인천~프랑크푸르트·파리·로마·바르셀로나 등 4개 여객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넘긴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티웨이, 이르면 6월 유럽 증편 속도
대한항공의 조종사 파견 및 항공기 이관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티웨이항공 유럽 노선 증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는 티웨이항공이 6월부터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노선 4곳에 비행기를 띄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파견 모집과 관련해 내부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파견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수당 규모 등 정보 제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며 “(조종사들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으로 (파견) 가면 대한항공보다 편하게 일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며 “(티웨이항공) 항공기로 갈 수 있는 노선이 대한항공보다 명확히 정해져 있어 지원자가 생각보다 몰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EU의 조건부 승인으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까지 마지막 남은 미국 경쟁당국 승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지난 2021년 1월 14일 이후 총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EU를 포함해 13개 경쟁당국은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