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운 많은 법칙과 이론들 가운데 ‘질량 보존의 법칙’이 있다. 1772년 프랑스 화학자 ‘라부아지에(Lavoisier)’가 발견한 이 법칙은 근대과학의 기초가 되었다.
모발이식에도 이 질량 보존의 법칙과 같은 ‘모낭 보존의 법칙’이 적용된다. 이는 모낭의 총량은 변하지 않고, 단지 배열 위치만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공여부(모발을 채취하는 부위)에서 수여부(모발을 이식하는 부위)로 모낭을 옮겨 심는 과정에서 모낭의 총 수는 동일하되 공여부의 밀도는 낮아지고 수여부의 밀도는 높아지게 된다. 이식 전후의 모낭 수에는 변함이 없다.
이는 절개 방식 또는 비절개 방식 모두 동일하다.
가령 공여부에서 2000개의 모낭을 채취하면, 2000개의 모낭이 사라진다. 이후 더 이상 모낭이 생성되지 않는다. 채취한 2000개의 모낭은 전두부나 정수리에 옮겨 심어진다. 따라서 탈모 부위에서는 모낭이 2000개 증가하고, 공여부인 뒷머리에서는 2000개의 모낭이 사라진다. 따라서 총 모낭 수는 변하지 않는다.
또한, 모발이식 시 자신의 모낭을 채취해 이식하기 때문에 인체에서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인체가 자신의 조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므로 머리카락의 색깔, 조직, 성장 속도, 형태 등이 이식 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두피에 충분한 혈액과 영양이 공급돼 생착력 또한 높다. 이로써 이식 모낭에서 모발이 제대로 자랄 확률은 90%를 상회하게 된다.
현실에서는 ‘질량 보존의 법칙’과 같이 항상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모발이식에서도 ‘모낭 보존의 법칙’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의료진의 기술력과 노하우일 것이다. 올바른 모낭 이식과 관리가 환자에게 최상의 결과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황정욱 모제림성형외과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