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솔솔~ 치즈향 폴폴~ 임실
춘향이·흥부네도 살았다는 남원
섬진강 따라 정겨운 풍경 곡성
춘향이·흥부네도 살았다는 남원
섬진강 따라 정겨운 풍경 곡성
【임실(전북)=장인서 기자】 지난 2018년 개봉한 한국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도시 생활에 지친 취업준비생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가 자연 속에서 특별한 사계절을 보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신예 스타였던 배우 김태리, 류준열 등이 출연해 공감과 힐링을 선사하며 호평받았다. 현실 속 리틀 포레스트는 어디일까. 일상을 떠나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는 모든 장소일 것이다. 마침 코레일관광개발과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는 '2024 여행가는 달' 캠페인 일환으로 3만원짜리 당일 기차여행상품 '3월엔 여기로'를 통해 전국 21개 소도시에서 즐기는 24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난 8일 진행된 첫 투어에는 시민 총 240명이 참가했다. 여행단은 전북 임실과 남원, 전남 곡성으로 흩어져 각 지역의 특색과 매력이 담긴 체험·관람 콘텐츠를 즐기며 하루 동안 휴식을 누렸다.
■1세대 체험관광지 임실치즈마을
임실치즈마을은 13만㎡(약 3만9000평) 규모로 조성된 치즈 테마의 체험형 관광지다. '한국 치즈의 아버지'로 불리는 벨기에 출신 디디에 세스테벤스 신부(한국이름 지정환)가 1960년대 산양 두 마리를 키우며 치즈를 만든 것이 이 마을의 시초다. 마을로 들어서면 테마파크 간판이 붙은 노란 치즈 모양 건축물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마을은 모짜렐라치즈·피자체험장을 중심으로 여무누리 한우치즈 레스토랑과 치즈카페 등 각종 시설이 군집을 이루고 있다. 일러스트로 그려진 마을 지도를 손에 쥐고 하나하나 탐방하는 재미가 있다. 지정환 신부의 치즈 생산 일대기를 형상화한 조형물 '치즈의 문'과 유채꽃밭, 마을 내 공동 학습장으로 쓰이는 원기둥 건물 '작은도서관' 등이 대표 스팟이다.
마을 내에서는 스트링 치즈 만들기 체험이 인기가 높다. 방문객들이 4~5명씩 원형 테이블에 모여 앉으면 농어촌체험 지도사, 유제품 가공사, 청소년 지도사, 마을 해설사 등이 강사로 나서 만들기 과정을 지도한다. 지인 또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힘을 모아 뜨거운 물에 치즈를 반죽하고 늘이고, 접고, 펴는 동안 가래떡 모양이 스트링 치즈가 완성된다. 체험장 내에 포장용 기계가 마련돼 직접 만든 치즈를 가져갈 수 있다.
치즈마을에서 차로 40분가량 달리면 임실군 강진면에 위치한 필봉문화촌에 도착한다. 필봉농악 발상지로서 전통문화 전승과 교육, 전시·체험 및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매년 약 3만여명 이상이 필봉농악을 배우거나 체험·관람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주요 시설로는 필봉농악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풍물굿전시관,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이 가능한 필봉한옥스테이(취락원)가 있다. 이외에 필봉마을굿축제 및 대형 행사가 열리는 굿산대(야외공연장), 필봉산을 배경으로 조성된 한옥마당, 야외공동체 공간인 풍류마당, 방문객 편의 시설 및 굿카페 등을 두루 갖췄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인 필봉농악은 남좌도 농악의 대표적인 마을풍물굿이다. 공연단은 문화촌에서 열리는 연중 공연을 비롯해 전국의 5대 농악 및 중요무형문화재 보존회와의 교류공연, 국내외 축제·행사 공연을 통해 마을공동체문화를 보존·계승하고 있다. 또 지난 1996년부터 시작된 필봉마을굿축제가 매년 8월에 열린다.
■한국의 고전이야기 품은 남원
전북 남원 인월면은 한국 고전소설 '흥부전'의 무대가 되는 곳이다. 지리산의 맑은 공기와 물, 365일 달빛의 맑은 기운이 가득해 건강한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달오름마을에서는 박버섯전골, 박덮밥, 약선, 보양음식 등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친환경 밥상을 직접 맛볼 수 있다. 또 사계절 운영하는 농사 체험을 통해 우리나라 농경 문화의 소중함을 느껴볼 수 있다.
남원은 판소리 다섯마당 중 춘향가와 흥부가의 배경지가 될 만큼 국악의 산실로도 통한다. 운봉읍 '국악의 성지'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판소리의 역사와 남원 판소리 관련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조선후기 판소리 명창 송흥록 출생지에 자리잡고 있다. 춘향전의 배경으로 유명한 광한루원은 신선이 사는 이상향과 우주에 대한 상징을 담아 조선 전기에 조성됐다. 경회루, 촉석루,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누각에 들 정도로 만듦새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트로 감성' 섬진강 기차마을
전남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은 1960년대 풍경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외관이 옛 기차역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실제로 복고풍이 새롭게 유행하는 '뉴트로' 성지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 실제로 운행하던 증기기관차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기차를 타고 옛 곡성역(섬진강 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10㎞ 구간을 왕복 운행하는 탑승 체험이 핵심 코스다. 느린 속도로 달리는 객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맑고 깨끗한 섬진강과 기찻길을 따라 만개한 봄꽃들의 향연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또 가정역부터 봉조 반환점까지 3.6㎞을 순환하는 레일바이크도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
이외에 곡성의 또 다른 명소 국립곡성치유의숲은 섬진강과 청계동 계곡의 풍경이 일품인 동악산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산림치유시설이다. 숲 들여다보기와 숲 호흡, 차 테라피, 흙과의 만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 한편, 총 1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3월엔 여기로' 여행 일정은 8일에 이어 15일, 16일, 22일, 23일, 29일, 30일 총 7회로 마무리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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