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수익 우려 '옥석 가리기'
서초·송파 등 잇단 입찰 재공고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장들의 시공사 선정 작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사비 급등 영향으로 곳곳에서 2차, 3차 등 수차례 시공사 선정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사들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사업장을 꺼리면서 강남권 재건축 추진단지에 대해서도 신중모드다.
서초·송파 등 잇단 입찰 재공고
17일 업계와 나라장터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13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올해 1월과 2월에 이어 벌써 세번째다. 첫 입찰에서는 참여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다. 지난달 입찰에서도 SK에코플랜트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 이달에 세번째 입찰하기 위해 오는 21일 현장 설명회를 연다. 신반포27차는 강남권의 한강변 역세권의 뛰어난 입지에도 2개동 소규모 단지와 낮은 공사비로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인근 단지인 신반포12차 재건축정비사업 역시 같은날 시공사 입찰 재공고를 냈다. 21일 설명회를 진행한다. 신반포12차는 최고 35층, 432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중이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금호건설 등이 설명회에 참여한 바 있다. 롯데 1곳 참여로 유찰돼 재공고를 진행하게 됐다.
서울 강동구 천호우성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2일 두번째 시공사 입찰공고를 냈다. 천호우성은 천호동 일대 최고 15층, 13개동 629가구 규모 단지다. 오는 19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하고 시공사를 찾는다. 지난 2월에도 시공사 모집 공고를 진행했지만 롯데건설만 단독 입찰해 재공고를 진행하게 됐다.
강남권 정비사업장들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공고는 지난달에도 잇따랐다.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이 대표적이다. 555가구를 최고 32층 825가구로 재건축을 계획중이다.낮은 공사비에 두차례 유찰된 후 공사비를 인상해 재입찰이 진행중이다. 3.3㎡당 공사비를 기존 76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올렸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요 입지 등에서 재건축 수주를 위해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가 활발했지만 지금은 사업성을 고려해 입찰 여부를 꼼꼼히 판단하는 분위기"라며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에도 공사비 인상 갈등 등 리스크 우려로 입찰에 매우 신중하다"고 말했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수주 계약 이후에도 공사비 원가에 대한 타당성 분석을 통해 합리적으로 공사비를 조정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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