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추천' 위장 낙하산…지역 연고 등 설명 전무·납득 안돼
5·18 폄훼 도태우, 공천 뒤집기 후 전략 공천
5·18 폄훼 도태우, 공천 뒤집기 후 전략 공천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가 대구지역 공천을 마무리했지만 후폭풍이 매우 거세다.
■'국민추천' 위장 낙하산, 지역 연고 등 설명 전무·납득 안돼
4·10 총선 지역 선거구 공천 후보 선출을 위한 흥행 카드로 도입된 국민추천 프로젝트가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한 채 깜깜이 진행으로 전혀 공감을 얻지 못했다.
국민의힘의 국민추천제 대상 지역 선거구는 서울 강남갑·을, 울산 남갑을 포함해 대구 북갑·동군위갑 등 총 5곳이다. 특히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대구 지역 선거구는 2곳이나 포함돼 관심을 모았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민추천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큰 관심이 쏠렸다.
지난 15일 북갑에 30대 청년 변호사 우재준, 동군위을에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지낸 최은석 등 2명을 선정했다.
2명 모두 대구 출신이지만 대구 시민들에게는 사실상 '듣지도 보지도' 못한 후보다.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지원자나 영입인사의 자리보전용으로 당선이 보장되는 대구 선거구에 국민추천공천제를 명분 삼아 내려 꽂았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국힘은 이들이 어떤 인물인지, 무슨 이유로 공천했는지 대구 시민들에게 설명 과정도 없었다. 공관위가 해당 선거구를 국민추천제 대상으로 선정했다면 왜 선정했는지, 기존 후보들은 어떤 점에서 공천을 받기 미흡했는지 등 이유를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했어야 했다.
현역 의원은 물론 그간 당 공천을 받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골목을 다니며 현장을 누볐던 예비후보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으나 이들은 모두 배제됐다.
총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당 공천장만 들고 지역에 내려와 당선되는 건 올바른 지역 정치 문화 형성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추천제도 결국 이름만 바꾼 과거 전략공천(낙하산)과 다를 게 뭐가 있겠느냐"면서 "TK 정치권은 지역민에게 고마움을 느끼지도 못하고 정치 경력도 없는 '인턴 국회의원'만 모시게 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추천'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한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 발표 후 주변에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 물 하는 사람인지, 어떤 훌륭한 일을 해 지역에 얼굴 한번 비추지 않고 자신있게 추천하는지 몸시 궁금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에서 중학교를 다닌 것 외 지역에 연고는 뭐가 있는지? 경영자 출신이라며 어떤 훌륭한 성과를 냈는지? 그를 추천한 당에서 뭐라도 설명을 해주는 것이 지역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5·18 폄훼 도태우, 공천 뒤집기 후 전략 공천
국힘 공관위는 지난 14일 "도태우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났다"면서 도태우 후보(중남)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
도 후보의 발언은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약칭 5·18진상규명법)에 명시된 내용이었다. ''5·18진상규명법'에 따르면 진상규명의 범위(제3조)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 및 북한군 침투조작 사건'이 명시돼 이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국힘 비대위는 5·18민주화운동을 신성시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도 후보를 공격했던 일로 인해 공천을 취소, 특별법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당의 공천이 호떡 뒤집기 판도 아니고 이랬다저랬다"면서 "일부 영입 좌파들에 우왕좌왕하는 정당이 돼 버렸는데 우리가 투표할 맛 나겠나"라고 일갈했다.
한편 국힘 공관위는 17일 공석인 대구 중남 후보로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을 우선 추천했다.
김 전 차관은 성광고 출신으로 서울대 외교학과 및 외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통일부에서 통일정책기획관, 정세분석국장, 통일정책실장에 이어 박근혜 정부 청와대 통일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통일부 차관을 지냈다.
앞서 공관위는 5·18 폄훼 논란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죽으면 기이한 행동을 그만하는가"라는 도 후보의 과거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자 공천 유지 결론을 뒤엎고 공천을 취소했다.
도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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