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 상원에서는 집권 민주당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을 고집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내각 교체를 요구했고 이에 네타냐후는 강력 반발했다. 동시에 미 공화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이날 내각 회의에서 "지난해 10월 7일에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의 유대인 학살 사건이 벌어진 일을 잊은 것이냐"라며 라파 공격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에서 일부가 이스라엘군과 정부, 총리를 향해 거짓 비난을 퍼부으며 전쟁을 멈추려 한다"라며 "그들은 선거로 전쟁을 중단시키고 최소 6개월간 국가를 마비시키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의 발언은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주)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슈머는 지난 14일 상원 회의에서 네타냐후를 "평화의 중대한 장애물"로 규정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최선 이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하면서 길을 잃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슈머의 연설을 "좋은 연설"이라며 두둔했고 네타냐후를 향해 "이스라엘을 돕기보다 더 큰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네타냐후에 대한 비판은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7일 네타냐후에게 라파 공격은 역내 평화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또다시 두 국가 해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역시 이스라엘에게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트럼프는 17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세계 평화가 필요하고 중동에서의 평화가 필요하다"면서 "그것(가자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에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등 노골적인 친(親) 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던 트럼프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이후 휴전을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트럼프는 이번 인터뷰에서 인질이나 휴전을 위한 조건을 언급하지는 않았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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