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테스나, 두산퓨얼셀, 오리콤 등 두산그룹 7개 상장계열사의 시총은 모두 27조4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23조5376억원) 대비 16.63%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9월에도 두산그룹주는 한 차례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대어급'으로 꼽히던 두산로보틱스가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며 그에 대한 기대감이 그룹 전반에 확산된 덕분이었다. 이후 실적 부진 등으로 약세를 보이다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시총을 크게 끌어올린 배경에는 두산이 있다. 두산의 주가는 지난달 말 9만1000원에서 16만2000원으로 78.02% 뛰었다. 이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주가 상승률 1위다. 시총 역시 1조5037억원에서 2조6769억원으로 1조1732억원이 확대됐다.
증권가에서는 호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적 수혜주로 지주사가 꼽히는 데다 박정원 회장의 자사주 매입, 자체 사업인 전자사업부문(BG)의 가치 상승, 핵심 비상장 자회사들의 성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BG부문이 전방산업인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최근 반도체산업의 턴어라운드로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BNK투자증권 김장원 연구원은 "두산의 BG부문은 국내 시장에서 상당히 인지도와 신뢰를 갖고 있다. 전방산업인 반도체가 살아나면서 매출처 확산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며 "두산모빌리티 등 성장성이 큰 비상장 자회사들의 차후 상장 기대감, 자사주 매입 등이 모두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로봇 테마의 핵심인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도 투자심리 개선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7만39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25.85% 올랐다. 시총은 4조7902억원에서 6조88억원으로 1조2381억원이 불었다.
엔젤로보틱스, 케이엔알시스템 등 신규 로봇기업들의 잇따른 증시 입성과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의 가파른 성장 등이 투심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각각 640억원어치, 416억원어치 사들였다.
하이투자증권 이상수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2027년까지 북미와 유럽 지역 판매채널 수를 130개까지 확대할 예정인데 이는 곧 외형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협동로봇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구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본연의 기업가치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두산에너빌리티도 주가가 9.98% 오르며 그룹주에 힘을 보탰다. 시총은 10조4027억원에서 11조4404억원으로 1조377억원 늘었다.
인공지능(AI)이 발달할수록 전력 소모량이 늘어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설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심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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