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4·10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물가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연초 잠시 주춤했던 먹거리 물가가 최근 다시 치솟자 총선 민심이 출렁이고 있다. 정부는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즉시 투입하고, 수입과일 관세 인하 품목과 물량을 대폭 확대한다.
또 유통-식품기업을 잇따라 만나 '가격 안정'을 요청하고 있다. 식품업계 부담 경감을 위해 옥수수, 대두, 설탕 등 주요 원료 관세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4월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 인하도 추가 연장을 검토한다. 공공요금은 상반기 동결한다.
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공공요금 동결
18일 기획재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재정·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1500억월 즉시 투입하고, 물가가 안정될 때 까지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는 3.1% 오르면서 전달(2.8%)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근원물가는 2%대 중반 수준이지만 과일·채소 등 먹거리 중심으로 높은 물가가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수입 과일 공급 확대를 위해 관세 인하 품목을 추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확대한다. 관세 인하 품목은 현재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자몽, 오렌지 등 24종에서 체리, 키위, 망고스틴, 제조 복숭아(통조림), 조제 체리 등 29종으로 늘린다.
오는 4월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도 연장할 방침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국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 조정을 통해 휘발유에 대해 205원(25%) 인하된 리터(L)당 615원을 부과하고 있다. 경유는 212원(37%) 인하된 369원이다.
공공요금은 상반기 동결원칙으로 운영하고, 개인서비스는 각 부처가 동향을 지속 점검·대응할 계획이다.
홍두선 기재부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 전부처가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식품업계 압박…"가격 인상 자제해달라"
사과·배 등 농산물에 비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좀처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식품업계를 잇따라 만나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홍 차관보는 "국제 곡물가격동향 계속 보고 있는데 2022년 2월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옥수수, 대두 가격이 급등했었고, 최근에 S&P 곡물가격지수 보면 2021년 1월보다 하락한 상황"이라며 "업계와 소통을 지속하고 관세인하 등 업계 부담 경감 노력을 병행하는데, 반시장적인 시장 교란 행위나 불공정 행위 발견되면 물가 당국 등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이날 제과기업인 오리온 청주공장 찾아 "앞으로도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식품기업을 순차 방문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리온 올해 제품 가격을 동결한다.
한 차관은 앞서 CJ제일제당, 오뚜기, 롯데웰푸드, 농심 등 19개 주요 식품 기업 대표들과 만나 협조를 요청하면서 "민생 품목과 관련된 담합 발생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혐의가 포착될 경우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이 효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정부 권고로 라면, 빵, 과자 등 일부 제품 가격이 인하된 바 있지만, 인하 품목이 한정되고 실적에 도움이 되는 주력 품목은 빠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imne@fnnews.com 홍예지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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